한국경제신문 창간 34주년을 기념해 한.독경상학회와 함께 주최한 "유러화
출범과 한국경제의 대응전략" 국제세미나가 16일 연세대에서 열렸다.

이번 세미나는 내년 1월 유럽단일통화인 유러(EURO)화가 도입됨에 따라
예상되는 세계통화구도 변화와 이에 대한 한국경제의 대응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유러화가 미국 달러화, 일본 엔화에 이어 제3의 기축통화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일정비율이상을 외환보유고에 확보하는 등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독일 니더작센주 중앙은행의 호어스트 케플러 박사는 "유럽통화동맹-미래에
대한 문제로의 회귀"라는 논문을 통해 유럽단일통화가 도입되면 유럽은
하나의 단일시장으로 더욱 단단하게 묶이며 환율도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전세계 대외결제에서 미국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60%, 유럽
화폐가 25%, 일본 엔이 8%를 차지하는 만큼 단일통화인 유러화는 그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케플러 박사는 유러 통화량을 조절하기 위한 유럽중앙은행의 결정권
이 제한돼 있어 유럽 각국간 이해관계가 달라질 경우 화폐가치 안정이
어려울 것으로 우려했다.

한양대 최선 교수는 "유러화 시대 한국기업들의 대유럽 마케팅전략"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유러화의 출범은 한국 기업들에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시장 전체를 하나의 마케팅전략으로 공략할 수 있어 유리해진 반면,
지역별 가격차이로 인해 형성됐던 틈새시장이 소멸돼 일부 국가에 대한
수출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기업들은 전략적 대응 우선원칙에 입각하여 지역적 틈새시장 공략으로
부터 유럽 단일시장 공략으로 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래야만 비용절감효과를 얻고 가격경쟁우위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국가별 시장세분화전략보다 고객별세분화전략으로 변환시켜야
한다고 최 교수는 지적했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