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람한 나무가 출렁인다
땅갑쟁이 나뭇잎이 팔랑댄다
이 음표들
살아 있다는 신호들
살아내리라는 외침의 깃발들
이 싱싱한 음색들
무늬 고운 이야기들
삶의 움직임 그리고 또 움직임
나무는 이제껏 눌러 가두어 온
예쁜 속말을 데리고 춤춘다
뒷굽을 높게 흙빛 발목을 사뿐 들고
한삼자락 휘날리듯 부드럽게 잎을 흔든다
뿌리가 하늘로 솟는다
초록빛 독백, 나는 마립간이다

(하략)

- "현대시학"10월호 -

[ 약력 ]

64년 경남 사천 출생.
경상대 사회교육과 졸업.
96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