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운드의 1타는 운인가 실력인가.

1m퍼팅이 홀을 돌아나오는 것은 운도 될 수 있고 실력도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1타가 1년이상의 기다림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골프는 잔인할 수
밖에 없다.

"잔인한 골프"는 프로테스트에서 절정을 이룬다.

17일(한국시간) 미국에서 끝난 98미국 Q스쿨 1차예선이 바로 그런 골프를
설명한다.

<>간절할수록 어려운 골프

이번 1차예선에서는 기쁜 소식과 슬픈 소식이 공존한다.

정준(27,캘러웨이)과 재미교포인 위창수(26)그리고 테드오(한국명 오태근,
22)는 모두 1차예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믿었던 최경주(28,슈페리어)는 탈락했다.

이번 예선은 미국내 13개 장소에서 열렸다.

당연히 장소마다 합격선은 틀리게 마련이다.

최경주와 테드오는 캘리포니아주 라노의 크리스탈레어GC(파72)에서의 예선
에 출전했는데 이곳의 합격선은 13개장소중 가장 낮은 4라운드합계 1언더파
2백83타였다.

테드오는 최종일 2언더파 70타를 치며 합계 2백82타(공동 14위, 선발인원
25명)로 통과에 성공했다.

그러나 최경주는 최종일 74타로 부진, 합계 2백86타로 통과선에 3타 모자
르며 탈락했다.

누구보다 단단히 각오를 다지며 미국행 비행기를 탔고 3라운드까지만 해도
공동6위로 통과가 유력했던 최경주.

그러나 그는 "간절히 원할수록 어려워 지는 골프"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3타는 1라운드 1타차도 안되고 또 통과가 가능했던 최종일 71타와 그가
기록한 74타는 사실 프로로서 늘 달성가능한 스코어 범위.

그것이 실력이라면 할말이 없다.

그러나 그 숫자가 1년 또는 10년의 기다림을 의미한다면 그건 처절할 수
밖에 없는 개인의 인생이 된다.

프로테스트의 한 두타엔 가장 잔인한 골프가 존재한다.

<>순수 국내파 정준의 선전

네바다주의 데이톤 밸리GC에서의 경기에서는 정준과 위창수가 나란히 통과
했다.

이곳의 합격선은 2백91타.

정준은 최종일 72타에 합계 2백85타(8위), 위창수는 최종일 75타지만 합계
2백88타(공동 12위)로 기쁨을 맛보았다.

합격선이 높다는 것은 코스가 어렵다는 애기도 되지만 그 코스라는 것은
선수마다 평가가 다르게 마련.

통과자에게는 무한한 축하를 보내지만 최경주로서는 출전장소 선택도 불운
했던 셈이다.

<>갈길은 아득하다

3명 통과는 분명 낭보이다.

그러나 갈길은 아직도 멀다.

2차예선(72홀경기)은 오는 27일부터 6개장소에서 벌어지는데 거기서 1백
68명안에 들어야 한다.

무려 6라운드 1백8홀 경기로 벌어지는 최종예선(11월 18일부터)에서는
35위안에 들어야 내년도 미국 PGA투어 카드를 획득한다.

이번 Q스쿨은 1차예선에 총 1천명이상이 참가했고 2차예선부터는 1차예선
면제자도 출전하니 그야말로 바늘구멍이다.

< 김흥구 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