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연말까지 50% 철폐] '왜 지지부진 했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 규제개혁 왜 미진한가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지난 7개월여 추진해온 규제 철폐 "성적표"를 보면
정부가 겉으로 표해온 "의지"와는 너무나 거리가 먼 게 사실이다.
규제개혁위가 올들어 지난 16일까지 26개 부처.청과 협의해 폐지키로
확정한 규제 건수는 1천4백60건.
이들 부처의 총 규제건수 6천4백2건과 비교하면 폐지율이 22.8%에 불과한
셈이다.
규제철폐 실적이 이처럼 지지부진한 이유는 간단하다.
이것 저것 다 풀어주고 나면 "힘이 없어진다"는 점을 우려한 부처 공무원들
이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반대하거나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
이라는게 규제개혁위의 분석이다.
권한이 줄어 들면 "밥그릇"은 둘째치고 "자리"마저 없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이들은 생리적으로 잘 알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사례는 불과 며칠 전인 지난 15일에도 발생했다.
국무조정실 산하 정책평가위원회는 불공정거래 행위를 검찰 경찰에 고발
하는 권한을 일반 소비자에게 부여하는 안을 마련했다가 결국 보류시켰다.
15일 열린 관계부처 회의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강력히 반대했기 때문이다.
고발권이 소비자에게 부여되면 기업들에 엄청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게
공정위측의 논리였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고발권이 소비자에게 주어지면 공정거래위의 존립
자체가 흔들린다는 점이 작용한 것만은 틀림없다.
<> 규제철폐를 위한 향후 계획
규제개혁을 총지휘하는 규제개혁위는 연말까지 목표 달성을 위해 모든
부처를 상대로 압박하는 "올 코트 프레싱" 작전에 돌입했다.
심사가 완료됐더라도 규제 폐지율이 50%에 미달하는 부처에 대해 장관
책임하에 추가 폐지계획을 이달 말까지 제출토록 요구했다.
해양수산부 법무부 등 심사를 앞두고 있는 9개 기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폐지율이 50%에 못 미치면 아예 규제개혁위원회에 상정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규제개혁위는 규제 폐지 추가 발굴을 위해 규제개혁위의 민간위원, 전문가들
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또 폐지 안을 추가로 발굴하는 공무원에 대해서는 포상 등 인센티브를 부여
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규제개혁위는 특히 금융 토지 건축 식품 보건 등 민생과 관련된 규제조치들
을 최대한 폐지한다는 방침하에 이에 대한 재검토 작업에 돌입했다.
감사원은 4백17명의 감사요원을 투입, 19일부터 실시하는 특별 기동감찰에서
경제 및 금융 규제와 지자체의 인.허가 관련 규제단속을 중점 점검할 방침
이다.
민생과 관련된 규제 조항들은 중.하위 공직자들의 부정 부패로 이어지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게다가 과거 정권들이 이같은 경제관련 규제들을 제대로 없애지 못해 규제
개혁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시각도 깔려 있다.
<> 부처 움직임
연내에 규제를 50%이상 철폐하라는 김 대통령의 "최후 통첩"과 같은 지시가
떨어진 이후 각 부처는 요즘 기획관리실장을 중심으로 폐지해도 되는 조항들
을 찾아내기 위해 철야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미 심사를 완료한 26개 부처.청은 물론이고 심사를 받아야 하는 9개
기관들도 소관 규제조항들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는 등 규제 철폐 조항을
추가로 발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주요 규제 사항들이 일시에 폐지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토지거래
금융산업 구조 등 현 정부 정책의 근간을 이루는 "큰 틀"이 재검토해야
한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부처 실무자들을 아무리 닥달해 봐야 송사리만 건질 뿐"(국무조정실
정강정 규제1심의관)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런 점을 감안, 규제개혁위는 앞으로 핵심정책에 대한 철폐 여부는 해당
부처 장관들이 자율적 판단에 따라 결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1개 부처가 단독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규제 조항은 관계부처 장관 회의를
통해 해결을 유도할 계획이다.
부처 장관들이 규제 철폐에 적극 나서지 않을 경우 현 정부의 규제 개혁은
김영삼 정권하에서 처럼 "미완의 작품"으로 실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규제개혁의 성패는 이제 기관장들의 "의지" 여하에 달려 있는
셈이다.
< 이성구 기자 s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9일자 ).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지난 7개월여 추진해온 규제 철폐 "성적표"를 보면
정부가 겉으로 표해온 "의지"와는 너무나 거리가 먼 게 사실이다.
규제개혁위가 올들어 지난 16일까지 26개 부처.청과 협의해 폐지키로
확정한 규제 건수는 1천4백60건.
이들 부처의 총 규제건수 6천4백2건과 비교하면 폐지율이 22.8%에 불과한
셈이다.
규제철폐 실적이 이처럼 지지부진한 이유는 간단하다.
이것 저것 다 풀어주고 나면 "힘이 없어진다"는 점을 우려한 부처 공무원들
이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반대하거나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
이라는게 규제개혁위의 분석이다.
권한이 줄어 들면 "밥그릇"은 둘째치고 "자리"마저 없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이들은 생리적으로 잘 알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사례는 불과 며칠 전인 지난 15일에도 발생했다.
국무조정실 산하 정책평가위원회는 불공정거래 행위를 검찰 경찰에 고발
하는 권한을 일반 소비자에게 부여하는 안을 마련했다가 결국 보류시켰다.
15일 열린 관계부처 회의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강력히 반대했기 때문이다.
고발권이 소비자에게 부여되면 기업들에 엄청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게
공정위측의 논리였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고발권이 소비자에게 주어지면 공정거래위의 존립
자체가 흔들린다는 점이 작용한 것만은 틀림없다.
<> 규제철폐를 위한 향후 계획
규제개혁을 총지휘하는 규제개혁위는 연말까지 목표 달성을 위해 모든
부처를 상대로 압박하는 "올 코트 프레싱" 작전에 돌입했다.
심사가 완료됐더라도 규제 폐지율이 50%에 미달하는 부처에 대해 장관
책임하에 추가 폐지계획을 이달 말까지 제출토록 요구했다.
해양수산부 법무부 등 심사를 앞두고 있는 9개 기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폐지율이 50%에 못 미치면 아예 규제개혁위원회에 상정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규제개혁위는 규제 폐지 추가 발굴을 위해 규제개혁위의 민간위원, 전문가들
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또 폐지 안을 추가로 발굴하는 공무원에 대해서는 포상 등 인센티브를 부여
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규제개혁위는 특히 금융 토지 건축 식품 보건 등 민생과 관련된 규제조치들
을 최대한 폐지한다는 방침하에 이에 대한 재검토 작업에 돌입했다.
감사원은 4백17명의 감사요원을 투입, 19일부터 실시하는 특별 기동감찰에서
경제 및 금융 규제와 지자체의 인.허가 관련 규제단속을 중점 점검할 방침
이다.
민생과 관련된 규제 조항들은 중.하위 공직자들의 부정 부패로 이어지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게다가 과거 정권들이 이같은 경제관련 규제들을 제대로 없애지 못해 규제
개혁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시각도 깔려 있다.
<> 부처 움직임
연내에 규제를 50%이상 철폐하라는 김 대통령의 "최후 통첩"과 같은 지시가
떨어진 이후 각 부처는 요즘 기획관리실장을 중심으로 폐지해도 되는 조항들
을 찾아내기 위해 철야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미 심사를 완료한 26개 부처.청은 물론이고 심사를 받아야 하는 9개
기관들도 소관 규제조항들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는 등 규제 철폐 조항을
추가로 발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주요 규제 사항들이 일시에 폐지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토지거래
금융산업 구조 등 현 정부 정책의 근간을 이루는 "큰 틀"이 재검토해야
한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부처 실무자들을 아무리 닥달해 봐야 송사리만 건질 뿐"(국무조정실
정강정 규제1심의관)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런 점을 감안, 규제개혁위는 앞으로 핵심정책에 대한 철폐 여부는 해당
부처 장관들이 자율적 판단에 따라 결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1개 부처가 단독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규제 조항은 관계부처 장관 회의를
통해 해결을 유도할 계획이다.
부처 장관들이 규제 철폐에 적극 나서지 않을 경우 현 정부의 규제 개혁은
김영삼 정권하에서 처럼 "미완의 작품"으로 실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규제개혁의 성패는 이제 기관장들의 "의지" 여하에 달려 있는
셈이다.
< 이성구 기자 s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