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 하나.

5백야드의 파5홀에서 W씨는 드라이버샷과 우드 세컨드샷을 모두 기막히게
쳤다.

그러나 티잉그라운드부터 전진한 거리는 거리는 고작 10m.

더욱이 그는 쇼트어프로치도 실수가 없었고 3퍼팅도 하지 않았는데
스코어는 더블보기였다.

과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수 있을까.

해답을 아는 사람은 경험자들뿐이다.

W씨는 그날 전동카를 타는 골프장에서 플레이했다.

그 골프장은 처음 가본 곳이었는데 W가 우드로 세컨드샷한 볼은 공교롭게도
언덕을 맞고 튀며 카트 길로 굴러 내려갔다.

그 홀은 티에서 그린까지가 오르막 구조.

볼은 콘크리트 카트 길을 "돌돌돌돌" 구르며 티잉그라운드쪽으로 꺼꾸로
굴러 내려오기 시작했다.

W씨 일행은 카트를 타고 그린쪽을 향해 올라가다가 굴러 내려오는 볼을
발견했다.

W씨는 일행중 유일하게 요즘 유행하고 있는 파스텔색조의 컬러 볼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 볼을 확인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동카를 후진시켜 볼이 멈춘 곳에 가서 확인하니 역시 W의 볼.

문제는 볼이 멈춘 곳이 티잉그라운드에서 불과 10m 전진한 지점이라는
것이었다.

카트길은 인공장애물이기때문에 W는 그곳서 볼을 드롭한후 서드샷을 칠수
밖에 없었다.

W씨의 스코어는 5온 2퍼트의 더블보기였다.

전동카를 타는 골프장에서는 이같은 시멘트 도로때문에 갖가지 상황이
일어난다.

원래 전동카는 미국식 합리주의의 산물.

골프종주국인 영국에서는 전동카보다 골퍼자신이 백을 메고 플레이하는
골프장이 대부분이다.

국내 신설골프장들도 이 점을 생각했으면 좋겠다.

< 김흥구 전문골프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