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남녀간에 운우의 정을 나눌 때 남자는
흥분 발기 사정이라는 단순하고도 거의 일정한 과정을 거치지만 여자는 매우
섬세하며 일정한 형식이 없이 다양하다고 한다.

사람마다 다른 것은 물론이고 상황에 따라서 다르고 아침, 저녁으로도
달라서 어떤 때는 100% 만족을 보이다가도 심지어는 반응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한다.

하지만 이런 다양성도 길들이기 나름일 것이다.

골프의 경우도 플레이할 때마다 느낌과 결과가 다르다.

같은 골프장에서도 날에 따라서는 물론이고 시간대마다 다르다.

어떤 때는 드라이버 아이언 퍼터 모두 기막하게 잘되다가도 어떤 날은
콘트롤이 무너져버려 뭐하나 제대로 맞는 것이 없는 날도 있을 만큼 민감하고
섬세한 운동이다.

더욱이 처음 가보는 골프장에서 라운딩할 때에는 마치 어린아이들이
남의 집에 가거나 낯선 사람을 만날때 무서워서 우는 것처럼 낯가림을 하게
된다.

새로운 곳에서는 코스가 낯설어서 대부분의 경우 평소에 자기가 갖고 있던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어떤 골프장의 어느 홀에서는 항상 오비를 내거나 더블보기를 범하는
골퍼들이 있다.

그 홀에 처음 나갔을 때에 난조를 보였던 컴플렉스 때문에 거기서는 왠지
항상 주눅이 들고 몸에 힘이 들어가서 자꾸 실수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 나가는 골프장에 초대되었을 때에는 힘차게 스윙하는 것 보다는
신중한 샷으로 콘트롤을 잃지 않고 각 코스들을 공략함으로써 그 골프장을
초장에 굴복시켜야 한다.

더욱이 콘트롤이 좋은 골퍼는 라운딩해보지 않은 골프장에 초청되는 것을
오히려 즐긴다.

어떤 경우에든 새로운 것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도전의식 때문에
가슴을 설레게 만들기 때문이다.

특히 청년기를 지나 장년기 이후로 들어선 골퍼들은 익숙치 않은 코스라고
긴장하여 몸에 너무 힘을 준다거나 서두르지 말아야겠다.

미지의 세계를 탐구하듯이 한타 한타 차분히 홀에 접근하여 부드럽게
홀인시켜야 플레이를 그르치지 않게 되며 다음부터 그 홀, 그 골프장에서는
더욱 자신감을 갖고 훌륭한 플레이를 할 수 있게되고 더 나아가 자꾸 새로운
코스에 도전할 의욕과 열정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처음 대하는 골프 코스도 사람처럼 자기만의 방식대로 길들이기 나름이기
때문이다.

젊어서는 사랑으로 살고 나이들어서는 길들여진 정 때문에 살아지듯이
골프도 젊은 때는 "파워(Power)골프"가 좋지만 나이 먹으면 정교하게
길들여진 "콘트롤(Control)골프"를 구사할 줄 알아야겠다.

장홍열 < 한국신용정보(주) 사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