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경험이 없어 모두들 학술논문을 읽어가면서 시작했습니다. 경영진의
전폭적인 지원과 연구원들의 헌신적 노력이 없었으면 꿈도 못꿔볼
일이었지요"

메탈로센 개발 주역인 오재승(43) LG화학 폴리올레핀 연구소장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던 연구 초기 얘기를 먼저 꺼냈다.

메탈로센이란 신촉매가 초기 개발비용이 엄청나게 들 것으로 생각돼
사내에서도 우려의 시각이 적지 않았단다.

연구원들도 실제 생산공정과 잘맞지 않은 이론에 매달려 숱하게 고생을
했다.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알고보면 간단한 일을 해결하는데 수개월이
걸린적이 있었다"는 그는 96년께 메탈로센 촉매를 대량생산하게 되면서
모두들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50여년간 국내 화학산업을 이끌어온 LG만의 노하우에다 연구원들의
창의성이 합쳐지면서 상업생산도 어렵지 않게 성공시킬 수 있었다.

그는 "올 8월 연구팀과 생산팀 공무팀 전직원이 컨트롤룸에서 숨죽이고
지켜보다 반응기에 온도가 올라가는 걸 보고 5년간의 고생이 순식간에
잊혀졌다"며 그때의 감격을 잊지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그런만큼 자부심도 대단한 편이다.

"촉매의 경우 핵산을 사용하는 중합공정을 적용해 성공한 것은 LG가
처음입니다.

메탈로센 PE의 경우도 물성 실험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메탈로센 개발은 LG의 사업측면뿐만 아니라 국내 화학산업에서도 전기가
될 것이란게 오 소장의 설명이다.

"그동안 양적 팽창에 비해 자체적인 기술개발이 미미했던 국내 업계에
새로운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앞으로는 PE의 다양한 그레이드와 PP 등 다른 합성수지도 메탈로센을
이용해 개발해 수지의 고부가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메탈로센은 아직까지는 차세대 기술이지만 곧 범용기술이 됩니다.
개발하면 좋은 것이 아니라 안하면 도태된다는 얘기죠"

오 소장은 서울공대 화공과 출신으로 한국과학기술원을 거쳐
미 아이오와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땄다.

89년부터 LG화학에서 일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