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즐기는 사람치고 "포스(POSE)"라는 골프볼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볼이 타이어 제조업체인 금호타이어가 만드는 것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금호타이어의 "포스"는 파생기술의 대표적 예다.

타이어를 만드는 기술을 응용해 전혀 새로운 분야의 제품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그렇다.

타이어와 골프공은 용도는 판이하지만 그 탄생과정에는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우선 고무 등 원자재를 제대로 배합해야 좋은 제품이 나온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타이어의 생명인 "진원(물체를 완전히 동그랗게 만드는 것)"기술 역시
골프공 제조에서도 절실히 요구된다.

부드러운 물질을 딱딱하게 만들어 제품이 나온다는 것도 닮은꼴중 하나다.

이같은 의미에서 골프볼은 고무산업의 결정체라고 불린다.

이상적인 재료배합을 위한 소재공학은 물론 골프공의 정밀타각을 위한 공기
역학과 같은 고난도의 기술이 녹아 들어가기 때문이다.

세계적 골프볼 제조업체인 던롭이나 브리지스톤 등이 모두 정상급 타이어
업체들인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금호타이어가 골프공 제조에 나선 것은 지난 90년.

88올림픽이후 불기 시작한 레저 열풍에 맞춰 40년간 쌓은 타이어 기술을
발판으로 스포츠 영업부를 만든 것이 "포스"의 출발점이다.

금호는 중앙연구소내 골프볼 개발팀을 두고 10억원의 개발비를 들여 포스를
개발했다.

골프공 표면에 파인 홈의 개수에 따라 볼의 성능이 좌우되는 딤플(Dimple)
은 미국의 "HYE 프리시즌"사와 공동으로 개발했다.

지난 90년 광주시 하남공장에서 연산 24만다스로 생산되던 것이 이제는
연산 2백만다스 규모까지 증설됐다.

특히 지난 95년에는 꿈의 볼로 불리는 소프트 필링 볼인 "소프텍"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쾌거를 이뤘다.

소프텍은 듀폰사의 특수 소재로 만든 속심(코어)을 사용, 볼 회전력이 우수
하고 안정된 비거리를 보장해 아마추어에서 프로골퍼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소비자를 확보하고 있다.

세계 10위권에 드는 정상급 타이어 업체의 기술력이 발휘된 만큼 포스는
시판직후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동급볼 최대의 비거리와 함께 안정적인 비궤도로 필드 공략이 용이하다는
호평을 받았다.

또 세계적 골프볼 공인기관인 영국왕실골프협회(R&A)와 미국 프로골프협회
(USGA)로부터 국제골프대회용으로 공인받았다.

이에 힘입어 미국 일본 독일 캐나다 호주 등 골프 선진국에 "레귤러 볼"로
수출돼 외화획득에도 한몫했다.

현재 국내 골프볼 시장은 연간 3백억원 규모.

이중 금호 포스는 10.5%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국산 골프볼중에서
는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금호는 최근 골퍼들이 비거리를 많이 내는 골프볼을 선호하는 추세에 맞춰
앞으로 비거리 증대에 개발 포인트를 맞출 방침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