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종현 SK회장의 유고가 최근 발견됐다.

지난해 12월 우리경제가 IMF관리체제로 들어간 이후 신문에 기고하려고
작성했던 원고다.

고 최회장은 이 글에서 IMF체제가 오기까지의 회고와 원인진단, 각 경제
주체들의 반성과 분발을 촉구하는 내용등을 담담하게 서술했다.

특히 기업에 대한 애정을 국민들이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고 최회장은 "IMF사태 이전에 경제가 조만간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는
기업하는 사람 특유의 직감이 있었다"고 회고하면서 "임금동결과 금리
인하등을 포함한 긴급조치가 필요하다고 건의한 적이 여러번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시장이 개방되어 경쟁이 글로벌차원으로 심화되면 정부에 의한
기업규제체제가 금융과 기업상호간 경쟁에 의한 기업규율체제로 바뀔 것"
이라며 "기업경영형태도 바뀌지 않으면 살아남을수 없으니 새로운 환경에
가장 적합한 모습으로 탈바꿈하게 될것"이라고 내다봤다.

고 최회장은 이어 "양적인 성장이 결국 질적인 개선을 가져온다"고 지적
하고 "우리기업들은 현재와 같은 해외시장 확보과정을 거치면서 조만간
세계적 수준의 기술을 갖춘 일류기업으로 변신하게 될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IMF경제체제하에서 우리경제가 회복하는 길은 수출증대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지적하고 "모든 기업들이 고비용구조를 해소하는데 힘을 쓰고
원화가치하락을 수출기회로 활용한다면 외환위기는 충분히 극복할수 있다"고
역설했다.

고 최회장은 마지막으로 "기업들이 수출전선에 나서 우리손으로 외화를
벌어들이지 않으면 누가 이 난국을 풀어주겠느냐"며 "이제 믿을것은 좋으나
궂으나 우리 기업 뿐이니 우리기업의 잠재력을 믿고 성원해주기를 바란다"고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 최완수 기자 wan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