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21일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치를 개혁해야 한다"며 "역사
상 최초로 획기적인 정치개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민회의 자민련 정치개혁특위 위원들과 조찬
을 함께하며 "정치가 잘되지 않아 경제위기가 왔다는 사실을 현실이 증명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박지원 청와대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통령은 또 "정치에 대한 국민의 비판과 불신은 참으로 크다"고 지적하
고 국회운영 선거.정당제도 등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 대통령은 "정치인은 합법적으로 모금된 정치자금으로 정치를 해야하며
선거자금도 합법적으로 필요한 정도를 모금할 수 있는 여건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에도 불법적 정치자금에 대해서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
라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의 이날 당부에 따라 여권의 정치개혁 움직임이 가속화될 전망이나
국민회의와 자민련간 합의가 쉽게 도출될 지는 미지수다.

국민회의는 국감이 끝나는 내달 11일 이후 부산과 대구, 광주 등 4대 도시에
서 공청회를 갖고 여론을 수렴한뒤 늦어도 12월 중 정치개혁법안을 최종 확정
할 방침이다.

국민회의는 현재 통합선거법과 관련,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 <>국회
의원 정수 50명 감축 <>선거연령 19세로 하향조정 등을 골자로 한 개정시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

특히 선거제도의 경우 동서분할구도 완화를 위해 소선구제에 의해 선출되는
지역구 의원외에 정당투표에 의해 의석을 배분하는 일본식 정당명부제를 도입
하되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 비율을 1대 1로 한다는 방침이다.

자민련은 그러나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은 현 지역구가 절반이상 줄게
돼 쉽게 동의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3~4%대에 머물고 있는 낮은 정당지지도도 인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
이다.

더욱이 내각제를 "지상목표"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
정리없이 선거제도를 먼저 논의하는 것은 선후가 바뀌었다는 당일각의 비판적
인식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 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