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영에서 "선물환거래"는 꼭 필요한 것인가.

환차손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선물환 거래가
"그다지 쓸모 없는 것"이라는 "선물환 거래 무용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근착 비즈니스위크지가 보도했다.

선물환 거래란 금융기관과 기업이 특정 환율(선물환)로 미래에 거래할
것을 미리 약속하는 것.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여보자는 일종의 환거래 보험이다.

이는 해외에서 광범위하게 활동하는 IBM 코가콜라 등 다국적 기업들이
즐겨 사용하는 "환 헤징(Hedging)기법"의 하나.

그러나 최근 이들 대국적 기업들 사이에선 선물환거래 무용론이 공감대를
형성해 가고 있다.

세계적인 문구업체인 3M이나 필름 메이커인 코닥사 그리고 세계최대
농기계 제작업체인 디어사나 정유회사 엑손 등이 무용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헤징에 들어가는 비용을 연구개발(R&D)이나 시설재 투자에
전용하는 것이 낫다고 말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들의 거래 규모를 감안하면 환차손 정도는 무시해도
상관없고 특히 요즘같이 세계 경기가 불안정할 때는 환 헤징이 매출과
순익의 안정성 확보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게 이들 주장의 요지.

한 예로 3M측과 코닥은 각각 95년과 93년부터 헤징을 그만뒀다.

그 결과 3M은 지난 3년간 외환거래를 하면서 약 18억달러를 손해봤고
코닥은 올해만도 3억8천만달러의 매출액 감소를 기록했다.

그러나 양사는 전체 매출의 1.5%에 달했던 헤징 비용을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전용, 나름대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M은 95년 8억8천만달러 수준이었던 R&D비용을 올해 10억달러까지 늘렸다.

지난 3년간 헤징을 안해 18억달러 정도의 손실을 봤으나 연구개발의
성과가 그보다 크다는 주장이다.

거기다 헤징에 투입된 인력과 시간도 상당해 그 이득은 당장의 계산보다
크다고 보고있다.

디어나 엑손 등도 3M처럼 환 헤징보다는 환율환동에 매출변동을 내맡기는
"내처럴 헤징"쪽으로 외환정책을 선회했다.

이들은 환 헤징의 효과도 실제는 미비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컨설팅회사인 매킨지는 최근 환 헤징을 하고 있는 미국 1백98개
대기업들의 지난10년간 제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헤징에 성공한 기업은
단 1개업체 뿐이었다고 밝혔다.

또 맥킨지는 조사기업중 26%가 순수한 목적보다는 투기목적의 헤징을
하고 있어 오히려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4백대기업 중 3분의1 이상은 환 헤징으로부터 상당한
이익을 보고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헤징의 효과를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