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아시아자동차가 현대에 낙찰됨에 따라 국내 자동차부품 산업은
전면적인 구조재편의 태풍을 맞게됐다.

당장 기아.아시아 협력업체의 상당수와 현대 협력업체중 경쟁력이
떨어지는 일부업체의 퇴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자동차 협력업체들도 당분간은 현상태를 유지하겠지만 자동차산업이
현대 대우 2사 체제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많아 새길을 모색하지않으면
안될 것 같다.

게다가 현대 대우간 원가절감을 위한 부품공용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궁극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협력업체는 경쟁력있는 업체로 흡수통합
되거나 정리될 수밖에 없다.

군소업체는 사라지고 남는 업체는 대형화되는 대대적은 전면적인
구조재편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자동차의 1차 협력업체는 현재 3백70여개사.

기아.아시아자동차를 인수하면 겹치는 업체를 제외하더라도 1차
협력업체가 8백여개로 늘어난다.

현대는 그동안도 부품경쟁력의 강화를 위해 협력업체의 통폐합과 이를
통한 대형화를 추진해왔다.

늘어난 협력업체를 그대로 끌고갈리 만무다.

규모가 작은 업체는 생산부품이 비슷한 회사에 합치도록 유도하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업체는 협력선에서 속아낼게 뻔하다.

벌써부터 8백여개 협력업체중 절반이상은 통폐합되거나 협력라인에서
제외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있다.

이충구 현대자동차부사장은 "국내 부품산업이 취약해 전반적인 기술개발과
품질향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부품업체들이 확실히 역할을 분담하고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부품업계의 구조조정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아 협력사의 퇴출은 현대 벤더에는 반사이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전장품분야에서 현대 협력업체인 케피코의 기대감이 커진 반면
기아 협력업체인 모스트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배선류 부문에서는 경신공업 동해전장 적고(현대)가 기아전자
한일전장(기아)에 부담스런 존재가 됐다.

실제로 기술 노하우를 평가받는 케피코 동해전장 등은 기아 납품물량을
늘릴수 있는 호기가 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국내 부품업계의 숙제였던 대형화 전문화도 진척될
전망이다.

"크면 망하지 않는다"는 것은 부품업계의 속설.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품질 기술 가격의 경쟁력을 갖출수 있기 때문이다.

부품업계의 판도변화는 예상하기가 어렵지 않다.

만도기계 대우정밀 대우기전 한라공조 대원강업 삼립산업등 현대 대우의
주력 부품기업군을 중심으로 대형화.전문화가 진행될 것이다.

삼성 벤더(1차 90여개)들은 삼성의 향방에 따라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있다.

업계 서열 변화도 예상된다.

최대 부품메이커인 만도기계가 일부 공장매각 등으로 축소될 것이 확실시
된다.

반면 대구.보령공장 신.증설을 진행중인 대우정밀과 대우전자 여주공장을
인수해 EMS(전자제어장치)사업채비를 갖추는 대우기전이 2000년께면
선두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메이저 기업들도 그 규모가 델파이오토모티브(연매출 32조원)
덴소(21조원)등 세계적인 메이커들에 비하면 아직 40분의1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한편 2원화체제는 부품공용화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 같다.

글로벌 아웃소싱 추세에 따라 현대도 대우도 자기 벤더에만 의존하지
않을 움직임이다.

국내 기업끼리 협력하지 않으면 국내에서도 해외에서도 살아남을수
없는 원가전쟁 시대의 동반자이기 때문이다.

< 문병환기자 m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