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대청봉의 아침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충북 제천시역에 가을 들어
첫서리가 내렸다는 소식이 들린다.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가을날씨가 실업자에게는 더욱 차갑고 서늘하게
와닿을 것 같다.

지난 8월 기준으로 실업자가 1백58만명에 이르고 서울역을 중심으로
하나둘씩 늘어나던 노숙자가 서울에만 2천4백명이 되고 어린아이를 동반한
노숙가족까지 등자했다고 한다.

또한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조사대상 주부의 절반 가량이 남편의 직장과
자신의 노후에 대해 불안을 느끼고 상당수 주부들이 두통, 위장병, 우울증 등
스트레스성 질환에 시달린 경험이 있다고 한다.

작년 말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정리해고, 명예퇴직 등이 가속화되면서
자기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파산하거나 실직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IMF시대에 실업은 타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현실로
느껴진다.

이 결과, 사상 초유의 실업대란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우리사회의 최대
당면 현안으로 부상했다.

정부는 실업대책의 하나로 공공근로사업을 추진하여 지난 8월17일 끝난
1단계 사넙에서 7만6천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고 2단계 사업에서는 27만명이
일하게 된다.

사회복지차원에서 실업자에게 생계비를 지급해야 되겠지만 그냥 줄 수 없어
일을 하게 하고 그 대가로 노임을 지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모두에게 조건에 맞는 일거리를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어렵다 보니
사업에 따라 저걸 일이라고 시키고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느냐는 비난도 있게
된다.

물론 전업주부나 농어민의 참여, 일부 과도하게 생산성이 낮은 사업 등
일부 시행과정상 문제점은 빨리 개선이 되어야 하겠지만 갑자기 삶의 터전인
직장을 잃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지 못하여 방황하는 이들에겐 당분간 좋은
해결책이 되고 있다.

아무쪼록 경제위기를 벗어나 공공근로사업을 시행해도 한명의 신청자도
없는 세상이 조속히 도래하기를 기대해 본다.

< YCSEOK@mogaha.g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