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을 탐내는 곳은 어떤 곳일까.

우선 현재 은행주식을 많이 갖고 있는 금융기관이나 기업을 1순위 후보로
볼 수 있다.

삼성과 대우가 작년말기준으로 한미은행주식 18.56%씩을 보유, 은행을
"공동"소유하고 있다.

LG는 보람은행의 대주주(7.57%).

LG는 최근 보람이 하나은행과 합병키로 하자 하나은행주식을 시장에서
사들여 "하나+보람"에서도 대주주지위를 잃지 않으려 하고 있다.

보람은행의 또다른 대주주인 코오롱과 두산그룹도 LG 동부 효성 등과 함께
하나+보람의 대주주로 부상할 듯하다.

지방은행에 입지를 굳힌 곳도 많다.

현대는 "강원은행+현대종금"의 대주주가 될게 확실하다.

롯데는 부산은행(23.93%), 삼성은 대구은행(5.30%), 금호는 광주은행
(8.63%), 삼양사는 전북은행(11.29%), 효성은 경남은행(10.60%)에서 각각
대주주다.

대우는 최근 충북은행 증자과정에서 최대주주로 부상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와함께 전경련차원에서 재계공동의 은행설립도 추진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제일 서울은행중 한 곳을 인수하려 한다는 관측이다.

SK도 SK증권 SK생명 SK캐피탈 SK투자신탁운용을 거느리고 있는 만큼 은행에
관심을 보일만하다.

제2금융권에 사업발판을 둔 금융회사들도 은행의 주인으로 등장할 수 있다.

단순 투자차원에서 은행주식을 보유하는 곳도 있지만 "금융업중의 금융업"
으로 꼽히는 은행에 관심이 없을리 없다.

교보생명 대한생명 대신증권 등이 유력후보들로 거론된다.

이들 금융기관들은 자금조달을 비교적 투명하게 할 수 있어 "산업자본"
보다는 유리한 입장이라는 지적이다.

제조업을 하면서 비은행금융기관을 보유하고 있는 6대이하 그룹도 잠재적인
후보들이다.

한진그룹은 동양화재해상을 비롯 서울투자신탁운용 한불종금 한진선물
한진투자증권 등 제2금융에 직.간접적인 연고권을 갖고 있다.

쌍용도 증권 보험 등의 분야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

제2금융권에 넓게 포진한 동양도 빼놓을 수 없는 은행주인후보.

퇴출은행인 충청은행의 대주주였던 한화나 증권업을 영위하고 있는 대림도
은행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게 금융계의 분석이다.

그러나 은행소유제한이 풀리더라도 소유에 따른 과실이 별게 없다면 이들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이 굳이 은행을 가지려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을 소유하더라도 사금고로 악용되는 것은 철저히 막고
부채비율 2백% 등 자격요건을 강화할 방침이다.

은행의 수익성을 높이 보느냐, 그렇게 보지 않느냐가 은행업 진출여부를
가름할 기준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의 자금줄로 활용하기 위해 은행업에 뛰어드는 곳은 감독당국
으로부터 엄격하고 강도높은 견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