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디자이너(Book Designer)는 한마디로 책의 내용에 맞게 책의 모양(꼴)을
만드는 작업을 하는 사람이다.

70년대 후반에 장르가 형성된 북디자인은 처음에는 독자의 눈이 처음
머무르는 표지에 대한 디자인을 가리켰다.

90년대 들어 표지를 포함해 책 전체의 시각적 과정을 제작감독한다는
개념이 도입되면서 북디자이너의 영역도 확대됐다.

판형, 본문의 활자모양과 크기, 행간이나 여백 부분을 포함한 본문 디자인,
책에 쓰이는 종이와 인쇄 효과등을 점검해 영화감독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된
셈이다.

표지는 독자와 저자가 만나는 최초의 관문이란 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이다.

표지가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의 내용을 표지로 표현해야 한다.

독자는 표지로 책의 첫 인상을 느낀다.

북디자이너들이 표지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람에게 인격이 있듯이 책에는 책의 격이 있다"

책의 표지만 봐도 그 책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는 말이다.

최근 북디자이너들이 출판커뮤니케이션과 디자인의 세계라는 주제로 서울
종로구 환기미술관에서 "출판과 미술" 전시회를 가졌다.

북디자인뿐만 아니라 북디자인의 한 요소이기도 한 일러스트레이션
타이포그라피 등 출판에 관계된 모든 조형활동을 아우르는 최초의 전시회
였다.

우리나라 최초의 민영출판사인 광인사가 1884년에 처음 만든
"충효경집주합벽"을 비롯 우리나라 책의 모든 것을 선보였다.

오는 11월에는 북디자이너 동호인 모임인 SPC(Seoul Publication Club)
주축으로 일본 도서설계가협회의 초청을 받아 한국의 현대 북디자인전을
일본에서 개최한다.

우리의 북디자인이 세계에 첫선을 보이는 자리인 셈이다.

북디자이너는 디자인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될수 있다.

오히려 문학적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더 성공 가능성이 높다.

북디자인 자체가 책이라는 문학작품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김문권 기자 mk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