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람(대표 김만식)은 차량용 오디오 앰프와 위성방송수신기(SVR)를 생산
하는 업체로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전량 수출하는데다 해외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차량용 오디오 앰프의 경우 월생산 규모가 2만5천여대로 국내에선 단연
1위다.

차량용 오디오 앰프중 중고가제품 세계시장 수요의 20%를 청람이 공급하고
있다.

SVR의 경우 쿠웨이트 등 중동지역 중고가제품 시장에서 3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89년 창업한 이후 줄기차게 수출에 주력해온 덕이다.

이 회사는 91년 1백만달러어치를 수출한데 이어 92년 5백만달러, 93년
1천만달러를 달성, 3년 연속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작년에는 5천만달러어치의 SVR와 차량용 오디오 앰프를 해외시장에 공급
했다.

특히 차량용 오디오 앰프는 물량은 물론이고 이 분야에서 알아주는 미국과
일본의 선진업체들과 당당히 겨룰 만한 품질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오디오 전문잡지인 카오디오가 주관하는 것을 비롯 해외의
각종 우수상품 콘테스트에서 청람의 제품은 여러번 상위권에 올랐다"
(김만식 사장)

창업이후 줄곧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수출을 해온 청람은 지난 95년말
부터 캘리버라는 독자 브랜드로 수출도 시작했다.

차량용 오디오 앰프 후발주자인 이 회사가 세계적인 업체로 우뚝 설 수
있게 된 것은 고품질 소량생산 전략이 먹혀 들어갔기 때문이다.

"기존업체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가격이 경쟁제품의 2배수준인 하이엔드
(중고가)제품 위주로 공급했습니다"

김 사장은 저가형 모델은 중국및 대만제품과 도저히 가격경쟁을 벌이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가격을 높게 매긴 대신 품질의 우수성을 확실히 보장하려고 힘을 썼다.

일본의 유명 오디오 앰프 브랜드인 JVC 등에서 거래를 요구할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김 사장은 "해외바이어들의 까다로운 요구조건을 맞춰 내느라고 창업후
1년간은 밤 9시 이전에 퇴근한 기억이 없다"고 회고했다.

납기를 엄격히 지키면서 쌓은 신용은 한번 맺은 바이어들과의 거래를
지속케 했다.

해외고객이 제품에 문제가 있다고 전화를 걸어오면 즉시 해결을 시도하고
안될 경우에는 직원들로 하여금 48시간이내에 방문토록 하고 있다.

기술개발 노력도 청람의 성장에 기여했다.

이 회사는 SVR와 차량용 오디오 앰프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방식으로
바뀌는 추세에 발빠르게 대응, 이미 디지털 제품을 내놓고 있다.

공장의 불이 밤새 꺼지지 않을 만큼 노사가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 역시
세계적인 업체로 성장하는데 도움을 줬다.

김 사장은 돈 많이 버는 회사보다는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얘기를
입버릇처럼 한다.

이익을 함께 나누기 위해 종업원지주제를 실시하는 것도 그래서다.

수출만 해오던 청람은 요즘 내수시장에 진출키 위한 준비로 바쁘다.

차량용 오디오 앰프를 국내에도 공급키로 하고 이를 전담할 캘리버상사를
10월초 설립한 것.

한국이 IMF 관리체제에 들어선 이후 환율상승으로 수입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국산 점유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게 내수시장 진출 배경이다.

청람은 수출에서 쌓은 경쟁력을 토대로 내수시장에서도 돌풍을 일으킬
태세다.

이 회사는 개발해 놓은 무선 케이블TV시스템과 노래방 등 업소용 음향기기
시장에도 본격 진출키 위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