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우EMC(대표 정규수)는 칸막이 제조 및 시공에서 시작하여 국내 굴지의
건축 내.외장재 생산업체로 성장한 대표적인 중견전문기업이다.

77년에 창립된 이 회사는 지난 21년동안 오로지 칸막이 한 품목만을 고수,
산업발전에 따른 각종 칸막이설비를 선도적으로 개발.공급해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듭해 왔다.

삼우의 놀라운 성장은 정규수 사장의 기업전문화에 대한 남다른 경영철학과
남보다 한발 빠른 신제품 개발전략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삼우의 발전은 국내산업발전에 따라 약 3~5년별로 새로운 분야의 설비수요가
잇따라 발생한데 힘입은 것이다.

정 사장이 칸막이사업에 뛰어든 것은 지난 70년 불어닥친 1차오일쇼크 때문
이었다.

그해 대학을 졸업한 정 사장은 취직이 되지 않아 도서관에서 책을 보며
소일했다.

심심풀이로 보던 일본잡지에서 패널내부를 벌집 모양으로 만든 경량 칸막이
를 보고 이 제품의 사업성을 직감, 개발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기술부족으로 벌집모양 대신 격자모양의 구조밖에 만들 수 없었다.

그나마 팔리지도 않았다.

정 사장은 그때 3~4년간 어렵게 처가에서 더부살이를 했다고 회고한다.

건자재사업은 5년은 버텨야 한다는 대학은사의 말에 힘을 얻어 기술개발을
계속했다.

시작한지 5년여가 지난 75년부터 은사의 말대로 수요가 생기기 시작했다.

삼성본관과 대한항공본관 대우센터 등 대형빌딩에 잇따라 납품하면서 사업은
순풍에 돛을 단듯 뻗어나갔다.

79년에는 제약회사에 GMP(우수의약품제조기준)제도가 도입돼 제약회사들이
청정실(바이오 클린룸)을 설치하면서 새로운 수요가 창출됐다.

80년대에 들어서는 반도체 웨이퍼가공 공정용 클린룸 설비수요가 폭발적으로
발생한다.

국내 반도체사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삼우도 함께 성장을 하게 된다.

86년에는 미국 실리콘밸리 SSI사 반도체 공장에 클린룸 패널을 수출하기도
했다.

90년 들어서는 병원 및 연구실용 클린룸 패널이 새로운 수요처로 등장했다.

특히 반도체 설비투자가 대폭 줄어든 요즘은 병원용 무균실, 연구소 무진실
용 패널 등이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삼우가 시대별로 새로 형성된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것은 정 사장이
남보다 한 발 앞서 차세대용 제품을 개발, 수요에 대비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클린룸 개발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 81년 2차 오일쇼크로 부도를 맞았던 정 사장은 경량 칸막이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신사업구상을 위해 미국과 일본을 돌아보면서 당시에는 생소한 반도체 클린
룸을 발견한다.

81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반도체 클린룸 내장 패널을 국산화 하는데 성공
했다.

그 당시에는 수요가 없었지만 2~3년후 국내에 반도체공장들이 대거 건립되
면서 본격적인 호황을 누렸다.

90년에는 먼지가 달라붙지 않는 무정전 패널을 개발해 발명특허를 획득했다.

지난해에는 클린룸에 패널과 패널을 실리콘으로 붙여 시공하는 코킹공정에서
발생하는 실리콘 분진을 줄일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등 삼우는 항상 차세
대 제품을 앞서 개발하고 있다.

이 제품은 2백56메가, 1기가 시대에 부응한 것으로 반도체경기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되는 2~3년후엔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본금 1천만원으로 출발한 삼우는 국내반도체산업이 급성장한 덕분에 88년
매출액이 20억원을 넘어섰고 매년 연평균 1백% 이상 성장을 거듭, 지난해에는
5백70억원에 이르렀다.

수출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94년 해외공사 면허를 발급받은 이 회사는 미국, 영국 등에 지사를
설립, 작년에 약 1백4억원어치를 수출했으며 올해는 1백80억원어치의 수출을
예상하고 있다.

한편 클린룸 패널에서 정상에 오른 삼우는 축적된 정밀기술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건축 외장사업에 진출했다.

삼우는 특히 앞으로 건축 외장재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커튼월
(세라믹패널)사업에서 단기간내에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커튼월 전문생산업체인 이탈리아 소멕(SOMEC)사와 기술제휴계약
을 체결했으며, 내년부터 방수.방습 등 기능이 기존제품보다 우수한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