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환 < 세일공조산업기계 사장 >

박승환(46) 사장의 명함에는 특이하게 "이사"라는 직책이 새겨져 있다.

직접 현장영업을 하는 그로서는 대표이사 사장보다는 이사가 영업하기에
편하다고 말한다.

박 사장의 하루는 대부분 영업의 연속이다.

오전에 회사로 나와 주요 업무를 처리하고 나면 묵직한 자료가방을 들고
곧바로 거래처로 달려간다.

맨먼저 들르는 곳이 설계사무소.

건설관련정보를 가장 많이 빠르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나서 건설업체와 설비회사를 돌아다니다보면 금방 저녁이 된다.

이 시간도 그를 놔주지 않는다.

거래업체 사람들과 술자리를 하다보면 밤 12시가 넘어야 집으로 출발할 수
있다.

그는 중고등학교때 운동했던 것이 체력의 밑거름이라고 귀띔한다.

영업과 개발을 담당하는 박 사장은 자동차를 이용하는 적이 거의 없다.

대신 지하철과 버스가 그의 승용차다.

무엇보다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짬짬이 잠도 잘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 사장은 스스로를 영업맨이라고 소개한다.

대학을 졸업한후 효성중공업에서 줄곧 모터펌프 영업을 했던게 밑천이다.

83년 세일공조에 입사할 때도 영업부장으로 스카우트됐다.

그러나 단순한 세일즈맨에 머물지 않았다.

처음엔 영업을 하기 위해 직접 책을 사 독학으로 기술을 배웠다.

지금은 어느새 기술개발에 참여할 만큼 전문가 수준에 이르렀다.

박 사장은 공조기기분야외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선진국 회사처럼 2백년이나 3백년간 한 업종으로 명성을 떨치고 싶다고
강조한다.

둘째아들 이름을 "세일"로 지은 것도 이러한 다짐을 스스로 되새기기 위한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