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의 대명사 한글과컴퓨터(한컴).

워드프로세서 "아래아한글" 신화로 더 잘 알려진 기업이다.

지난 90년 문을 연지 만 8년째 국내 워드프로세서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자국 워드프로세서가 절대 우위를 보이는 곳은 우리나라 뿐.

아래아한글의 시장점유율이 83%에 달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에도 자국 워드프로세서 "이치다로"가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MS워드에 밀려 시장점유율이 절반이하로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비율
이다.

이런 한컴도 지난 6월 마이크로소프트의 투자를 받아들이면서 정체성을
잃게 될 뻔 했다.

소프트웨어 지적 재산권의 보호가 미흡한 것을 비롯해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의 열악한 경영환경에서 겪은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러나 당시 범국민적인 반대 여론이 일었고 "아래아한글지키기운동본부"가
결성되는 등 한컴살리기 운동이 전개됐다.

이때 아래아한글의 경제적 문화적 가치가 재조명 받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아래아한글지키기 운동본부로부터 1백억원을 직접 투자받은 한컴은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을 확산시키기 위한 "아래아소프트 회원"사업을 통해 재도약
의 발판을 마련했다.

아래아소프트 회원제는 회원들에게 연회비 1만원으로 아래아한글 정품(아래
아한글 815특별판)과 함께 여러 소프트웨어를 싸게 살 수 있는 혜택을 주는
서비스다.

지난 8월15일부터 회원을 모집하기 시작해 10월 중순 현재 50만명이 가입
했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한컴은 회원 전용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전자상거래 방식으로 이같은
소프트웨어 판매 서비스를 하고 있다.

또 사장을 공개채용해 소프트웨어 유통이 전문인 전하진 사장이 새로 취임
했다.

전 사장은 이찬진 사장과 함께 보조를 맞추고 있다.

한컴은 연말까지 국내에서 1백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내년부터는 해외
교포를 대상으로 회원을 유치할 계획이다.

오는 2000년까지 전세계적으로 3백만명의 회원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국내시장 지키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2000년대에는 세계 각국 언어로
워드프로세서를 개발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한컴은 최근의 경제 상황과 경영 환경의 변화로 올해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조금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세계시장 진출을 비롯한 경영비전을 토대로 내년에는 3백15억원,
오는 2000년에는 5백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잡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