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산업은 반도체장비 전문업체다.

하지만 내년 하반기부터는 이런 표현이 적합하지 않을듯 싶다.

올연말부터 내년까지 다양한 신제품 신사업을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

분야는 정보통신 인터넷 암호 등 다양하다.

아직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고 있지만 세계특허수준의 깜짝 놀랄만한 제품
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귀띔한다.

이에따라 내년 하반기부터는 반도체장비 이외의 매출이 훨씬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이른바 제2의 도약에 나서는 것이다.

다양한 신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뛰어난 연구개발
능력때문.

중소기업답지 않게 기라성 같은 연구인력이 포진해 있다.

미래산업이 얼마전 연구원 6명을 뽑는다고 발표하자 대기업이나 외국기업에
근무하던 석.박사급 고급인력 4백57명이 몰렸다.

뉴욕대 패키지분야박사 박금생씨, KAIST 기계공학박사 범희락씨 등도 포함
돼 있다.

응모자중 상당수는 국내굴지의 대기업에서 일하던 고급두뇌들.

또 전체 근무인원중 약 40%가 연구개발인력이다.

연구소나 팀만해도 분당연구센터를 비롯 여의도의 소프트포럼 인터넷팀
정보사업팀 시스템사업팀 등으로 다양하다.

미래산업(대표 정문술)이 고급인재를 빨아들이는 것은 자유로운 연구분위기
와 연구개발에 대한 정 사장의 집념에서 비롯되고 있다.

분당 연구센터에서 일하는 50명의 연구원은 출퇴근이 자유롭다.

점심때 나와도 간섭하는 사람이 없다.

그럼에도 이들은 하루 15시간씩 연구에 몰두한다.

휴일에도 프로젝트와 씨름한다.

이같이 정열을 쏟는 것은 연구환경이 어느 회사보다 자유롭기 때문.

이들은 프로젝트와 예산을 스스로 책정해 타다 쓴다.

고광일 연구소장(피츠버그대 로봇공학박사)은 사장에게 개발현황을 보고
하려 해도 사장을 만나지 못해 보고할 수 없다.

사장은 이곳을 다녀간 적이 거의 없고 어쩌다 들러도 "알아서 하라"는
한마디만 던질뿐이다.

지난해말 고 박사는 수십억원대의 3차원 소프트웨어설계시스템을 독자 결정
으로 샀다.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반도체장비전시회엔 연구원들 스스로 참관이 필요
하다고 판단, 21명이 다녀오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는 창의와 도전정신을 극대화시키고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들이 연구중인 프로젝트는 매우 다양하다.

초고속 고정밀 부품공급로봇을 비롯 인공지능시스템, 암호관련시스템 등도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에게 지급되는 보수는 대기업 연구원수준 플러스 알파로 매우 높다.

하지만 무엇보다 하고 싶은 과제를 선정해 몰두할 수 있는 풍토가 연구원
들을 물 만난 고기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미래산업은 이들에 대한 교육적인 뒷바라지에도 관심을 쏟는다.

예컨대 이종연 연구원은 회사비용으로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암호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이 연구원은 세계의 명성있는 수학자들이 풀지못한 6가지 수학문제중 하나
를 푼 수재이기도 하다.

정 사장은 연구개발하는 재미로 사업을 한다고 밝힐 정도로 연구개발
중요성을 몸으로 실천하는 기업인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