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에 구멍을 뚫는 기술은 속도조정과 정밀성이 열쇠다.

때문에 속도를 조정하는 하이드로체크와 유리를 갈아내는 다이아몬드공구의
품질이 좋아야 한다.

지금까지 이 분야에서는 일본과 이탈리아가 세계시장을 지배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초반부터 판도가 차츰 바뀌기 시작했다.

한국의 삼진기계DIA(대표 방종오)가 오히려 일본시장에 컴퓨터가 장착된
수치제어(NC)유리 천공기 역수출을 개시했기 때문이다.

삼진은 일본 오사카에 있는 BSC에 유리천공기를 공급했다.

삼진의 천공기가 일본에서 인정받자 미국의 애니글래스도 주문을 해왔다.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장에서도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삼진기계의 방종오 사장은 이같은 주문을 현재의 경기 부천 오정동 공장에
선 다 소화해내기 힘들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래서 올들어 강원도 횡성 농공단지에 대지 1천3백평에 건평 7백65평의
새 공장을 마련했다.

지난 11년간 오직 유리가공기분야에서 일해온 방 사장은 새 공장마련을
계기로 가로 4인치 세로 8인치크기의 유리를 강화할 수 있는 강화로를
신제품으로 내놨다.

"SJH-4800"이란 브랜드로 개발된 이 수평강화로는 고파장 레드히터를 사용,
제조원가를 크게 줄일 수 있게 했다.

일반 유리강화로와 달리 가스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원료비가 줄고 위험
요소도 제거됐다.

컴퓨터에 의해 수평로가 자동제어돼 강화조건을 완벽하게 충족시켜주는
것이 장점.

이 강화로는 메인 컨트롤 패널의 중앙집중제어와 기계각자의 서브컨트롤
방식을 채택, 보수유지에 가장 좋은 조건을 갖췄다.

이 기술은 천공기분야에서 쌓아온 제어기술과 접합 전기로를 만들어온 기계
기술이 합쳐져 나온 작품이다.

이 회사가 이같은 유리가공 기계를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3축 이동 천공기를 비롯, 예압전기로 원형 면취기 등 5가지 장비는 모두 이
회사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것.

한결같이 외국장비에 의존하던 것을 국산화했다.

이 회사는 다이아몬드 공구분야에서도 기술수준이 매우 높다.

범용 다이아몬드 공구를 구입해쓰면 불량률이 높아지는 점을 감안, 다이아
몬드 공구를 직접 개발해 쓴다.

방 사장은 기계개발에 대한 애착이 대단하다.

어떠한 기계도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신념이다.

그래서 방 사장은 "그 회사의 제품은 그 회사의 얼굴"이라고 단언한다.

수평 강화로 보다 먼저 개발한 3축 이동 천공기도 삼진의 얼굴중 하나다.

3축 천공기는 컴퓨터에 의해 완전자동으로 유리 석재 나무 세라믹 소재
등에 정밀한 구멍을 뚫을 수 있는 제품.

"특히 이 가공기는 전자레인지도어 싱크대 가구 등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공장에 설치하면 인력을 절감하고 제품의 정교성을 높일 수 있다"고 방 사장
은 설명한다.

유리는 두께 3~19mm까지 가공할 수 있고 천공크기는 지름 50mm까지 가능
하다.

이 가공기는 천공드릴러가 첨단 다이어몬드로 구성돼 오차가 발생하지 않아
건축용 유리외에 산업용 유리 및 전자제품을 가공하기에 적합해 신일유리 등
국내 유리가공업체들이 대거 주문하기 시작했다.

유리가공업계가 불황에 허덕이고 있지만 삼진기계는 보다 나은 기술개발로
이를 타개해 나간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