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자기 인도네시아 제1, 2공장 앞에는 수백명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공장을 그만두고 나오는 사람이 있으면 취직하려는 사람들이다.

좀처럼 퇴직하는 이가 없어 몇주일씩 기다려야 운좋게 취직되는 사람이
나올 정도다.

한국도자기 공장은 인도네시아에선 제일 좋은 직장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급여와 복지수준이 현지 회사들과 비교해 아주 좋은데다 폭동으로까지
이어진 외환위기 이후에도 흔들림없는 안정된 직장이어서다.

인도네시아인들에게 한국도자기는 노동력을 착취해가는 외국자본이라기
보다는 소중한 달러를 벌어들이는 애국기업 혹은 반 토종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정리해고나 이른바 명예퇴직이 없어 안정적이기는 본사도 마찬가지다.

이런 한국도자기이다 보니 창사이래 55년간 노사분규 한건 없었다.

청주공업단지내 한국도자기 본사 공장 화장실.

산뜻한 대리석으로 꾸며진 것은 물론이고 로션을 비롯해 화장품까지 놓여
있다.

얼핏 고급 호텔 화장실에 들어와 있다고 착각하게 될 정도다.

도자기를 만드는 공장이라면 보통 바닥에 튄 흙물과 도자기를 굽는 가마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를 떠올린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

한국도자기 공장 굴뚝에선 검은 연기는커녕 흰 연기도 찾아보기 어렵다.

가스가마를 쓰기 때문이다.

더구나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집진설비까지 달아 유해가스 배출이
기준치의 10분의1을 밑돌 정도다.

바닥도 물기 하나 없이 말끔하다.

한국도자기가 도자기업체로선 세계 최초로 ISO14001(국제환경경영체제)
인증을 받은 것을 알게 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보다 먼저 지난 95년엔 ISO9001(국제품질보증체제)인증을 땄다.

역시 동종업계 세계 최초였다.

환경과 품질을 동시에 생각하는 기업임을 입증받은 것이다.

이달초에는 ISO인증을 받은 회사중에서도 최고 수준임을 인정받아 세계적인
인증기구 연합체인 IQNET로부터 IQNET상을 받기도 했다.

한국도자기의 자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국내는 물론 아시아에선 처음으로 "본차이나"를 개발한 것이다.

한국도자기 파인 본 차이나는 이 회사의 주력 상품이다.

월 3백50만개가 생산된다.

단일 업체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생산량이다.

품질은 세계 유명 브랜드가 수입해갈 정도이니 당연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디자인도 세계 바이어들로부터 호평받고 있다.

한국도자기의 관심사는 세계 시장 석권.

자기 브랜드를 단 고가 제품 수출을 한해 3천만달러정도에서 수출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내수경기 위축을 감안, 국내시장용으로 싼 값에 고품질의 실용적인 제품도
잇달아 내놓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