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수출기업들은 수출애로를 풀기 위해서라면 지구 끝이라도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다.

금융기관 구조조정으로 은행창구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하지만 "물러서면 쓰러진다"는 절박한 심정과 각오로 수출기업인들은
뛰고 있다.

요즘은 김대중 대통령이 수출을 직접 챙겨서인지 관청마다 수출민원인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고 한다.

산업자원부내 수출비상대책반을 찾았던 이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수출애로를 타개했던 기업들의 스토리를 소개한다.

<>아남반도체

아남반도체는 보증한도 축소로 수출용 원자재를 수입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다 수출보험공사의 지원으로 13억달러의 수출효과를 본 케이스다.

이 회사는 지난해 59억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올해엔 75억달러(전년대비 27.1% 증가)의 의욕적인 목표를 세웠다.

그런데 비상이 걸렸다.

장치산업인 반도체의 특성상 설비투자 과정에서 막대한 외화부채(15억달러)
를 떠안아 외환위기이후 부채비율이 환율상승으로 2천% 수준으로 급증한 것.

이에 따라 거래금융기관인 신한 상업은행 등이 수출용 원자재 수입신용장
개설한도를 크게 줄였다.

수출주문은 쏟아지는데 원자재를 들여오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산업자원부에 어려움을 호소, 문제를 해결했다.

수출보험공사로부터 무역어음 1천5백억원 발행에 대한 보증을 받았다.

아남반도체의 수출금융담당인 권오흥 이사는 "산자부의 수출비상대책반에
애로사항 해결을 건의해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림기업

불교관련 제품을 만들어 일본에 수출하는 중소업체 영림기업은 주거래은행인
경기은행이 퇴출되는 바람에 애를 먹었다.

경기은행을 인수한 한미은행측이 영림기업에 대해 자본금에 비해 대출금이
많다고 지적했다.

무역금융 한도액(3억6천만원)중 일부를 사용기한(99년3월)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축소하겠다고 통보했다.

만기도래한 기존 대출금 3천만원에 대해선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연장
약속에도 불구, 갚으라고 독촉했다.

영림기업 백흥준 이사는 "가만히 있었다간 올해 수출목표액 5백50만달러중
최소한 1백만달러이상을 날리는데다 부도위기까지 몰릴 뻔 했다"고 밝혔다.

수출비상대책반에 애로사항을 건의한 결과 금융감독위원회의 지도로
이 회사는 종전 금융한도액을 유지하게 됐다.

<>진도

세계 1위의 컨테이너 수출업체(시장점유율 15%)인 (주)진도는 지난 7월
자금악화로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 아웃) 대상기업으로 선정됐다.

이후 금융거래상 각종 불이익이 닥치면서 수출경쟁력이 추락했다.

거래은행인 서울 조흥 외환은행의 해외지사에서 해외 현지금융한도를
3천3백60만달러나 줄였다.

진도의 본.지사간에 DA(은행이 지급보증하지 않은 수출환어음) 계약을
맺었으나 한도부족으로 자금압박에 시달렸다.

은행들은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원자재
조달한도를 축소했다.

무역금융한도가 줄면서 이미 써오던 대출금을 상환하느라 수출에 차질을
빚었다.

지난 8월 현재 27개 바이어로부터 1억7천만달러의 오더를 받은 상태였다.

워크 아웃 대상기업의 불이익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은행 돈 빌리기가 어려워진데다 거래은행의 금리마저 하룻밤새 뛰었다.

김영진 사장과 장영기 이사 등 임원들이 지푸라기라도 잡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보람이 있었다.

DA 매입한도가 다시 확대됐다.

수출보험공사로부터 생산자금 30억원의 보증을 받아 은행돈을 빌렸다.

<>성주레페

이 회사는 패션가구를 세계 20여개국에 연간매출의 85%를 수출하는 전문
중소기업이다.

황의석 사장은 지난 6월 설레는 가슴으로 은행창구를 찾았다.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중소기업 구조개선자금 9억원을 추천받았기 때문.

그런데 중소기업은행 서초지점에선 "구입설비의 담보가치가 거의 없다"며
설비구입후 담보인정을 거부했다.

또 기술신용보증기금에선 황 사장의 주택등기부 등본상에 근로복지공단의
압류사실이 최근 6개월안에 있었다는 이유로 보증서를 발급해주지 않았다.

물론 압류사실을 알고 즉각 해지한 상태였다.

수출비상대책반의 문을 두드렸다.

정부 및 금융기관이 참여해 회의를 열어 구입설비의 50%를 담보로 인정키로
결정했다.

법인세 체납에 따른 가압류가 풀리면 기술신용보증기금에서 보증을 새로
서준다고 했다.

황의석 사장은 "금융기관의 도움으로 8천만달러의 수출증대 효과를 보게
됐다"고 고마워했다.

<>금산인삼가공

재배농민으로부터 인삼을 사들여 가공 수출하는 회사다.

인삼의 수매는 9월초부터 10월말까지 이뤄진다.

자금수요가 집중되는 시기다.

올해는 3억원밖에 없어 수출상품 수매에 애를 먹고 있었다.

농산물유통공사로부터 올해 5억7천3백만원을 수매자금으로 배정받았지만
역시 담보부족으로 대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신용보증기금에선 농산물유통공사가 금융기관이 아니라는 이유로 배정자금의
3분의1만 보증해주겠다고 말했다.

농산물유통공사도 부동산 담보를 감정가액의 70%밖에 인정할 수 없다고
우겼다.

이 회사 박성룡 사장이 직접 과천의 산업자원부를 찾았다.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7천만원을 보증받아 은행 돈을 빌릴 수 있었다.

[[ 수출비상대책반 1차회의(9.15) 주요성과(10.9 현재)

<>.맥슨전자

<>애로요인 - .원자재 수입 LC개설한도 축소(2,250->1,170만달러)
.수출품 생산을 위한 운전자금 부족
<>회의결과 및 검토(확정)
- 수출보험공사에서 보증기지원->무역금융활용가능(LC수취분 600만달러
우선지원)
<>수출증대효과(98.9~12) - 2,400만달러

<>.아남반도체

<>애로요인 - 원자재수입 LC개설한도 축소(2.2억달러->0.5억달러)
<>회의결과 및 검토(확정)
- 수출보험공사에서 보증기지원->무역어음 1,500억원 발행가능
<>수출증대효과(98.9~12) - 13억달러

<>.동국제강

<>애로요인 - 수입 LC개설(2억달러)
<>회의결과 및 검토(확정)
- .금융기관 연계지원 - 산은 : 1억달러 LC 개설
- 신보 : 350억원 보증지원
- 하나은 : 5천만달러 LC 개설 및 추가지원 검토
<>수출증대효과(98.9~12) - 1억달러

<>.대우

<>애로요인 - 98.4.4분기분 폴란드 자동차 DA 수출에 대한 수출환어음
매입 곤란으로 수출 차질
<>회의결과 및 검토(확정)
- 수출보험공사에서 본지사간 보증->산업은행에서 5천만달러 DA 매입지원
<>수출증대효과(98.9~12) - 4,200만달러

<>.서울경금속

<>애로요인 - 원자재 LC개설한도 부족
<>회의결과 및 검토(확정)
- 수출보험공사에서 보증 지원 방침 확정 : 1차 46억원
<>수출증대효과(98.9~12) - 1억달러


<>.풍산레포츠

<>애로요인 - 수출품 생산자금 부족
<>회의결과 및 검토(확정)
- 무역금융 6억원 지원 - 수출보험공사 보증
<>수출증대효과(98.9~12) - 500만달러

<>.금산인삼가공

<>애로요인 - 농산물유통공사 배정자금 활용을 위한 담보부족
<>회의결과 및 검토(확정)
- 신용보증기금 보증(7천만원)
<>수출증대효과(98.9~12) - 70만달러


<>.홍림

<>애로요인 - .수출품 구매를 위한 무역금융이 필요하나 수출보험공사
보증한도가 3억원에 불과
.운전자금 부족
<>회의결과 및 검토(확정)
- .LC 전액에 대해 수출보험공사 보증 지원
.운전자금 5천만원 보증지원
<>수출증대효과(98.9~12) - 450만달러

<>.영림기업

<>애로요인 - 퇴출은행 거래업체로 인수은행에서 무역금융 한도액 축소
<>회의결과 및 검토(확정)
- 종전 한도액 유지(금감위 지도)
<>수출증대효과(98.9~12) - 100만달러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