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한파 속에서 전공학과별로 대졸자 취업전선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이 23일 교육부 교육통계연보를 토대로 분석한 "전공학과별
대졸취업 성적표"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학기부터 올해 2월까지 대학졸업생
19만6천5백66중 지난 4월 현재 취업자수는 8만5천8백5명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따라 대졸 취업률은 지난해 53.1%에서 올해엔 43.7%로 떨어졌다.

특히 대졸자의 전공학과별 취업률 순위가 산업별 경기양상에 따라 극심한
부침을 보였다.

지난해 인문계 취업률 순위 7위와 8위를 차지했던 부동산 학과와 관광학과
는 올해 각각 19위와 25위로 밀려났다.

반면 올해 처음으로 졸업생을 배출한 해외개발학과는 88.2%의 취업률을
기록, 인문계 취업률 1위에 올랐다.

지난해 55위에 머물렀던 동남아시아학과도 아시아 경제위기에 따른 인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올해 10위권안에 진입했다.

인문계 인기학과인 경제학과는 지난해 60.3%의 취업률을 기록, 16위에
올랐으나 올해엔 45.4%에 머물러 36위로 밀려났다.

또 법학과는 작년 62위(42.8%)에서 올해는 75위(31.2%)로 13단계 하락했다.

이공계에선 항공운항과가 1백%의 취업률을 보이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취업률 수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이공계 취업률 10위권안에 들었던 자원학 인공지능학 응용통계학
우주항공공학 건축학 등은 올해 10위권 밖으로 떨어졌다.

특히 지난해 66.3%의 취업률로 이공계 순위 10위를 차지했던 건축학과는
건설경기 침체와 맞물려 올해 취업률 40.9%에 그치며 40위에 머물렀다.

대졸자의 직종별 취업구조도 극심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극심한 소비침체로 내수산업이 장기불황에 빠지면서 판매 및 서비스업
취업비중은 지난해 8.8%에서 올들어 6.9%로 떨어졌다.

또 사무직을 중심으로 대기업 고용조정이 가속화되면서 지난해 38.2%에
달하던 대졸자의 사무직 취업비중은 올들어 33.9%로 낮아졌다.

반면 전반적인 취업난 속에서도 대졸자의 전문직 취업비중은 올해 26.6%를
기록, 지난해의 21.5%보다 5.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졸취업자중 직업군인으로 취업한 비중은 지난해 4.6%에서 올해
5.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취업난이 심화되자 대졸자들이 상대적으로 고용안정이 보장된 직업군인을
선호하는 현상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또 대졸자의 대학원 진학율은 지난해 12%에서 올해엔 12.3%로 증가했다.

취업난을 피해 대학원에 진학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