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정부와 민간재계간에 경기논쟁이 한창이다.

재무부와 연준리(FRB)등 정부측은 경기침체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세계경제위기에도 불구 금융시스템이 튼튼해 침체는 물론 급격한
경기둔화도 피할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민간재계는 경기후퇴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경영자들의 경기신뢰지수는 떨어지고 신용경색도 심화되고 있어 앞으로
경제상황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부 낙관론=로렌스 서머스 재무부 부장관은 22일 워싱턴에 있는
카토연구소가 주최한 한 모임에서 "미국경제는 금융위기를 견뎌낼 만큼
충분히 튼튼하다"며 "앞으로도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적인 금융시스템과 물가안정기조 축적된 기업경쟁력 등이 미국경제를
굳건히 떠받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FRB고위관리들도 일제히 안정성장론을 펼치고 있다.

앨리스 리블린 FRB 부의장은 이날 뉴욕주립대 강연에서 "미경제는 어떤
위기가 닥쳐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며 "경기후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말했다.

윌리엄 맥도너 뉴욕연방은행장도 "금융부문,부동산시장, 민간소비 등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어 미경제가 아시아위기로 크게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저 퍼거슨 FRB이사는 "신용경색이 그다지 심각하지 않다"며 "신용경색과
관련된 일부 보고서는 과장됐다"고 말했다.

<>민간 비관론=경제일선에 있는 기업경영자들은 향후 경기상태를 상당히
어둡게 보고 있다.

민간경제조사기관인 컨퍼런스보드가 최근 최고경영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기조사결과 경영자들의 경기신뢰도는 지난 91년 이래 가장 낮았다.

1백50명의 조사대상자중 85%가 향후 3~6개월내 경제상황이 매우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6개월전과 비교했을때 현재의 경제상황이 악화됐다고 답변한
경영자들은 47%에 달했다.

20%는 투자를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수치들은 기업인들의 경기신뢰도가 바닥권에 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전국제조업자협회(NAM)도 세계경제 위기의 여파로 미경제 성장이 크게
둔화되거나 더 나아가 침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NAM은 1만4천개 회원사중 미경제가 후퇴할 것으로 보는 비율이 20%나
된다며 경기후퇴우려가 점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선 금융관계자들의 시각도 이들 연구기관과 협회와 동일하다.

크레디스위스 퍼스트 보스톤은행의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클로허티는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돼 대출기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정부의 신용경색낙관론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재계의 이같은 불안감을 반영하듯 금융시장에서는 미확인 소문도
무성하다.

특히 FRB의 지난주 갑작스런 금리인하를 두고 시장관계자들은 "FRB가
우리가 알지못하는 뭔가 새로운 재앙에 대한 낌새를 차렸기때문"이라며
금융정책당국에 대한 불신감을 드러냈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