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파단청말수음
냉향홍옥벽운심
천공취후횡타필
전도춘추화목심

녹음에다 단청 칠 그 누가 했나
파란 하늘 흰 구름 속 붉은 구슬 시원스레 향 머금었네
조물주가 술에 취해 붓 휘어잡고
가을을 봄으로 바꾸어 그렸음일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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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 장초가 읊은 산행홍엽이라는 제목의 시이다.

산야에 울긋불긋 단풍이 아름다운 계절이다.

우여곡절 끝에 금강산 관광여행도 곧 실현되리라는 소식이다.

가을 금강산을 풍악이라 부를만큼 그곳의 단풍이 곱다고들 말한다.

단풍은 북으로부터 남으로 물들어 내려온다.

남쪽사람 50년 한을 딛고 금강산 다녀온 뒤 북쪽 사람 같은 한 딛고 설악산
지리산 단풍구경 다녀 갔으면 좋겠다.

우리 땅 허리에 삼팔선 그은 것 애당초 우리의 뜻 아니었음에.

< 이병한 전 서울대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