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샷이 계속되거나 예상외로 스코어가 부진할때 골퍼들은 그 원인을
추상적으로만 생각한다.

"컨디션이 나쁘다. 오늘은 웬지 안된다. 골프는 원래 그런 것이다" 등
골퍼들의 분석은 일반론에 그친다.

그러나 미스샷은 분명 기술적 영역이다.

골프를 전체로 보면 멘탈게임측면이 강하지만 스윙 하나를 놓고 볼때는 그
스윙이 잘못되는 기술적 요인이 항상 있게 마련이다.

이같은 측면은 세계 정상급프로도 마찬가지이다.

삼성월드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박세리는 전반9홀에서 보기만 5개 범하며
41타를 쳤다.

그런 스코어에 대해 데이비드 리드베터는 100% 기술적 분석만을 하고
있었다.

1라운드후 박에 대한 그의 코멘트는 다음과 같았다.

"전반 고전은 전적으로 잘못된 자세 때문이다. 왼발과 왼쪽 어깨가 모두
열려 있었기 때문에 스윙궤도도 바깥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형태가 됐다.
따라서 클럽페이스도 열리면서 볼이 목표보다 오른쪽으로 날았다"

그 코멘트를 보고 경기 내용을 살펴보니 과연 보기의 원인이 된 미스샷은
전부가 오른쪽행이었다.

드라이버샷이나 아이언샷 모두가 공히 목표 오른쪽으로 가며 러프나 벙커에
빠진 것.

그러나 가까운 원인은 기술적 잘못이지만 먼 원인은 역시 마음이 될 것이다.

잘될 때의 느낌이 사라지고 뭔가 집중이 안되는 것은 평온함이나 냉정함이
없어졌기 때문.

삼성월드챔피언십의 부진을 보니 박세리는 역시 머리가 복잡한 모양이다.

짧은 시간동안 대회출전까지 해야하는 이번 귀국은 절대로 홀가분한 기분이
못될 것이다.

주위의 욕심이 선수에게 너무 부담을 주고 있음이 분명하다.

< 김흥구 골프전문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