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조건부승인은행과 제일 서울 등 9개 은행의 감원작업이 이번주 마무리
된다.

퇴직인원은 당초 9천여명에서 1만명 수준으로 늘어났다.

은행들은 감원에 따른 인사이동을 끝내고 다음주부터 영업을 정상화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감원과정에서 온갖 잡음이 불거진데다 <>숫자에 집착하다보니
직급별 불균형이 초래됐으며 <>감원에 반발하는 직원들이 소송불사를 외치는
등 후유증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 퇴직기준이 엉망이 됐다 =은행들은 살생부를 작성하면서 나름대로
객관적 기준을 적용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살생부가 수시로 변했다는 후문이다.

힘있는 곳에서 들어온 압력과 해당 직원의 동반자살성 협박 등을 감안하다
보니 고무줄잣대가 돼 버렸다는 것.

이런 잡음은 9개 은행 모두에서 나타나고 있다.

일부 불이익을 당했다는 직원들은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특히 부서별로 종합기획부 여신기획부 인사부 직원들이 대부분 살아남아
부러움과 질투를 샀다.

반면 1,2급 고참들이 많은 검사부는 무더기로 잘려나가 흉흉한 분위기였다.

<> 정상퇴직금보다 퇴직위로금이 더 많은 사례가 등장했다 =평화은행의
대부분 직원과 나머지 8개 은행 하급직원의 경우가 이에 속한다.

평화은행은 지난 92년11월 창립돼 근무연수가 적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생겼다.

예를들어 평화은행 대리 5년차(대졸자 기준)는 정상퇴직금으로 약
1천7백만원을 받는다.

여기에 더해 12개월치 평균임금을 위로금으로 받기 때문에 대리 5년차는
약 2천8백만원을 거머쥔다.

고참부장도 정상퇴직금 3천만원, 위로금 3천6백만원을 받는다.

조건부승인 은행의 경우 대리 5년차는 정상퇴직금 4천1백만원, 퇴직위로금
3천3백만원을 받게 된다.

<> 상업 한일은행은 여전히 대립중 =감축비율을 둘러싼 두 은행의 신경전은
계속되고 있다.

"작년말 대비 32% 감축(한일)"과 "6월말 대비 동률감축(상업)"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 아직 퇴직자수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두 은행 직원들은 윗사람의 강요에 못이겨 사직서를 내놓고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는 사람도 상당수다.

두 은행은 이번주초 감축비율을 최종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 전화징크스가 생겼다 =이번 감원에서 은행원들에겐 "전화징크스"가 새로
생겼다.

윗사람들이 불쑥 전화를 해 "나가 달라"고 하는 바람에 "전화 받았느냐"는
인사가 새로 생길 정도였다.

실제 한 은행원은 마감일까지 전화를 받지 않아 가슴을 쓸어내렸으나 마감
다음달 퇴근 직전 전화를 받고 쓸쓸히 신청서를 써야 했다.

그런가 하면 어떤 직원은 퇴직을 종용하는 상사에게 "과거 비리를 폭로
하겠다"고 협박, 간신히 목숨을 부지할수 있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