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화학학회는 최근 창설 제75주년 기념으로 "25년 후 어느 나라가 세계
과학기술을 주도할 것인가"에 대한 좌담회를 개최했다.

좌담회 참석자들은 대부분 미국과 유럽 등 현재 세계 과학기술을 주도하는
나라가 25년 후에도 그 지위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들은 다른 나라가 과학기술 선진국 대열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제도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동시에 사회와 정치의 관행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새로이 개선된 교육 사회 경제적 환경을 토대로 3세대에 걸친 노력을
경주해야 비로소 과학기술 선진국대열에 올라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과학기술 수준의 척도가 되는 혁신적 기술, 창의적 연구, 획기적인
발명 등은 미국과 같이 자유와 개방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사회에서만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 나라가 96년 논문 발표수 상위 30위권 국가중 전년대비 증가율이 25%로
1위라고 한다.

또한 특허기술의 증가율도 세계 수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우리도 멀지않은 장래에 과학기술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필자는 좌담회 토론자들의 의견에 당혹스러웠다.

토론자들의 예측이 반드시 맞는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들의 주장은 우리의
과학기술 현실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류대학을 목표로 획일적인 입시 중압감에 시달리는 우리 학생들과 자유와
창의력을 중시하는 미국 학생들중 누가 21세기 창의적인 과학기술의 주역이
될지 예측은 어렵지 않다.

자유롭고 효율성이 존중되는 사회 정치적 변화와 합리적인 과학기술의
풍토가 국민 생활속에 조성될 때 과학기술의 발전도 함께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과학기술력을 국력의 척도로 보는 21세기를 준비하며 과학기술인뿐만 아니라
정부와 국민 모두가 우리 과학기술의 현주소를 냉철하게 진단해야 할 때이다.

그리고 새로운 각오로 다가오는 미래를 맞이해야 할 것이다.

< sbrhee@pado.krict.re.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