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선의 무속설화 "바리데기"가 모던발레로 부활한다.

국립발레단(단장 최태지)은 11월6~8일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여덟번째
창작발레 "바리"를 공연한다.

이 작품은 44년만에 발레를 연출하는 원로예술인 박용구씨(세계무용연맹
한국본부회장), 안무가로 데뷔하는 최태지단장, 작곡가 이건용씨(한국예술
종합학교 음악원교수), 무대미술가 윤정섭씨(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교수),
뮤지컬 "명성왕후"의 의상을 담당했던 김현숙씨 등이 1년3개월간 준비한
작품이다.

줄거리는 딸이라는 이유로 버림받은 일곱번째 공주 바리가 자신을 버린
부모를 위해 온갖 고난을 이겨내고 저승세계에 가서 약령수를 구해온다는
내용.

"바리"는 "버리다"에서 따온 이름이다.

작품의 전체적인 구성은 "길놀이"형식을 따랐다.

이야기가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바리공주의 여정을 따라 펼쳐진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16번이나 회전하는 무대를 사용한다.

무대장치는 여섯마리의 말조각상을 세워 권력과 북방기마민족의 기상을
나타내는등 다분히 상징적이다.

주인공 바리역은 98USA국제발레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동상을 받은
김지영과 러시아 볼쇼이발레학교 출신의 김주원이 더블캐스팅됐다.

바리를 키워준 어부 하라방역은 92모스크바콩쿠르 수상자인 김용걸과
키로프 발레단에서 활동했던 이원국이 맡는다.

위급할때마다 나타나 바리를 돕는 개비역은 98일본 고베콩쿠르 금상수상자
김창기와 98동아콩쿠르 금상수상자 조주환이 캐스팅됐다.

안무를 맡은 최태지단장은 "그동안의 창작발레는 한복에 토슈즈만 신었을뿐
한국무용과 구분이 힘들었다"며 "이번 작품은 고대설화에서 소재를 따왔지만
춤은 발레적인 요소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 박성완 기자 ps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