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상투하식' 구조조정.."불황기 투자" 삼성식 철학과 상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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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최근 구조조정 방식은 "선상투하식"으로 불린다.
계열사를 무더기로 망망대해에 던져버리는 식의 구조조정을 빗댄 말이다.
불황기에 투자하라는 이병철 창업주의 경영철학과는 상반된 행태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업확대 기회를 확보한 다른 그룹의 "이삭줍기식"
구조조정과도 대조적이다.
실제로 삼성은 최근 계열사들을 연속 바다에 투하했다.
삼성중공업은 건설중장비와 지게차 사업을 팔고 발전설비와 선박용엔진
사업을 한국중공업에 넘기기로 했다.
삼성시계와 이천전기, 한일전선, 대도제약등은 청산이나 매각을
추진중이다.
이처럼 사업을 포기하면서도 삼성이 얻는 반대급부는 전혀 없다.
현대와는 대조적이다.
현대는 발전설비와 철도차량 사업을 넘겼으나 대신 한화에너지와
한남투자증권을 인수했으며 직접적인 관련은 없더라도 기아자동차와
아시아자동차의 경영권도 확보했다.
현대는 나아가 금강산개발등 대북사업에서도 앞서나가고 있는 상태다.
이른바 "이삭줍기"에 성공, 향후 사업을 늘릴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이같은 구조조정 방식의 차이는 재계 랭킹 1,2위를 다퉜던 현대와 삼성간
격차를 크게 벌려놓을 것이 확실하다.
"불황기가 사업 확장의 기회"라는 선대회장의 경영철학을 삼성이 받들지
못한 이유는 구조조정본부(구 비서실)내의 세력관계에서 비롯된다.
바로 재무팀의 득세가 그것.
재무팀과 기획팀은 그동안 구조조정 방안을 놓고 논란을 벌여왔다.
기아자동차 입찰건만 하더라도 김인주 상무가 이끄는 재무팀은 안정경영을
최우선, 부채의 대폭경감 없인 불가라는 소극적 입장이었던 반면 기획팀은
향후 사업을 위해선 공격적인 입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던 것.
이 논쟁에서 재무팀이 이기고 입찰가격을 낮게 쓰는 바람에 기아차를
놓치게 된 것이다.
이건희 회장은 93년 이른바 신경영 선포이후 재무팀의 힘을 약화시키는
전략을 써왔다.
그러나 기아자동차 입찰을 계기로 다시 재무팀의 파워가 세지고 있다.
앞으로 삼성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되고 있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7일자 ).
계열사를 무더기로 망망대해에 던져버리는 식의 구조조정을 빗댄 말이다.
불황기에 투자하라는 이병철 창업주의 경영철학과는 상반된 행태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업확대 기회를 확보한 다른 그룹의 "이삭줍기식"
구조조정과도 대조적이다.
실제로 삼성은 최근 계열사들을 연속 바다에 투하했다.
삼성중공업은 건설중장비와 지게차 사업을 팔고 발전설비와 선박용엔진
사업을 한국중공업에 넘기기로 했다.
삼성시계와 이천전기, 한일전선, 대도제약등은 청산이나 매각을
추진중이다.
이처럼 사업을 포기하면서도 삼성이 얻는 반대급부는 전혀 없다.
현대와는 대조적이다.
현대는 발전설비와 철도차량 사업을 넘겼으나 대신 한화에너지와
한남투자증권을 인수했으며 직접적인 관련은 없더라도 기아자동차와
아시아자동차의 경영권도 확보했다.
현대는 나아가 금강산개발등 대북사업에서도 앞서나가고 있는 상태다.
이른바 "이삭줍기"에 성공, 향후 사업을 늘릴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이같은 구조조정 방식의 차이는 재계 랭킹 1,2위를 다퉜던 현대와 삼성간
격차를 크게 벌려놓을 것이 확실하다.
"불황기가 사업 확장의 기회"라는 선대회장의 경영철학을 삼성이 받들지
못한 이유는 구조조정본부(구 비서실)내의 세력관계에서 비롯된다.
바로 재무팀의 득세가 그것.
재무팀과 기획팀은 그동안 구조조정 방안을 놓고 논란을 벌여왔다.
기아자동차 입찰건만 하더라도 김인주 상무가 이끄는 재무팀은 안정경영을
최우선, 부채의 대폭경감 없인 불가라는 소극적 입장이었던 반면 기획팀은
향후 사업을 위해선 공격적인 입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던 것.
이 논쟁에서 재무팀이 이기고 입찰가격을 낮게 쓰는 바람에 기아차를
놓치게 된 것이다.
이건희 회장은 93년 이른바 신경영 선포이후 재무팀의 힘을 약화시키는
전략을 써왔다.
그러나 기아자동차 입찰을 계기로 다시 재무팀의 파워가 세지고 있다.
앞으로 삼성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되고 있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