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작의 소설 "영자의 전성시대"가 나온 것은 1973년이다.

70년대 내내 영자는 산업화과정에서 생계를 위해 유흥업소나 윤락업소로
내몰린 여성들의 대명사였다.

국민소득 향상과 더불어 병든 부모나 공부하는 동생 뒷바라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영자의 수는 현저히 줄었다.

그러나 영자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거리의 여성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충격적인 건 이들의 연령이 갈수록 낮아진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윤락경험이 있는 10대소녀중 절반가량이 중학생 이하였다는 조사
결과는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다.

미성년자들이 유해업소에 발을 들여놓은 경로 또한 대부분 구인광고나
친구소개고 인신매매에 의한 것은 0.1%뿐이다.

이들의 행동이 설사 자발적인 것이라 해도 그 책임은 사회와 몰지각한
성인들에게 있다.

지난해 전국의 가출청소년은 1만9천여명으로 이가운데 85%가 여학생이다.

이유로는 부모와의 갈등이 가장 많지만 부모의 이혼이나 별거 재해로 인한
가정붕괴도 적지 않다.

갈곳 없는 이들은 결국 유흥가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여기에 IMF 이후 손님을 끌기 위해 10대를 고용한 변태 불법영업이 성행,
정상적 학교생활을 하는 청소년들의 탈선까지 부추기고 있다.

최근엔 일본에서 생긴 원조교제까지 등장했다는 소식이다.

청소년보호위원회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청소년문제를 줄이기 위해 유흥업소
영업을 도시내 특정구역에서만 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 한다.

보호위는 원조교제를 하는 남성을 처벌하고, 청소년에게 윤락행위를 시킬
경우 법정 형량을 대폭 높이는 청소년보호법 개정도 준비중이다.

청소년문제의 상당부분은 10대여성에 관련돼 있다.

사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제발로 걸어서 갔다"거나 자신과 직접 상관
없다는 이유로 은근히 방치해온 경향이 짙다.

10대 접대부는 정경유착에서 비롯된 룸싸롱문화의 소산이라는 설도 있다.

완전퇴출이 불가능하더라도 수요가 줄면 감소될 것이다.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10~20대가 이땅의 2세를 책임질 가임여성군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