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은 이번 방북기간중 북한측과 금강산 관광 및 개발
사업 외에도 80만평 이상 규모의 서해안공단 개발사업을 확정짓는 등 다양한
경제협력 문제를 논의한다.

지난 6월 방북 당시 북한의 민족경제협력연합회와 합의한 <>서해안공단
개발사업 <>고선박해체 사업 <>철근공장 건설 <>제3국 건설시장 공동진출
<>통신사업 등 모든 사업을 실행단계에 옮길 수 있도록 구체화시킨다는 것이
현대의 구상이다.

또 북한측이 요청한 PC 조립공장, 카오디오 조립공장, 광천수 개발 사업
등도 마찬가지다.

이 가운데 가장 빨리 가시화될 것으로 보이는 사업은 서해안공단 개발사업.

김윤규 현대남북경협단장(현대건설 사장)은 출발에 앞서 "금강산 개발 외에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서해안 공단조성"이라며 "중소기업을 유치
하면 적어도 44억달러 규모의 수출확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시기는 이번에 가서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는 특히 이 공단을 중국 선전과 같은 경제 특구로 개발하는 방안을
북한측에 제의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는 지난주 현대종합상사의 정재관 부사장을 북한에 보내 이에 대한
실무작업을 펼쳐 공단의 입지와 시기에 대한 윤곽은 잡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입지는 해주 등 휴전선과 가까운 지역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종합상사는 이미 대북 투자의사가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펼친 결과 2백50개 기업이 북한진출 의향서를 냈고 이 가운데 1백26개
업체는 구체적인 투자계획서까지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들 업체의 수요 부지를 합친 결과 서해안 공단은 적어도 80만평 이상은
돼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투자를 원하는 업종은 섬유 의류 신발 전자부품 잡화 등 국내에서는 경쟁력
을 잃은 사업들이 대부분이다.

PC 조립이나 카오디오조립 사업도 꽤나 깊게 논의된 사업이다.

현대전자 실무진들이 이미 북한을 방문,이 분야에 대한 협상을 벌여 왔다.

카오디오 조립사업은 연산 20만대 규모로 임가공 또는 합영형태로 추진할
예정이다.

통신사업은 아직 협의해야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다.

자동차 조립사업은 다른 분야에 비해 미진하다.

이번에 현대가 생산하고 있는 승용차종 20대를 정 명예회장이 가져가긴
했으나 실제로 완성차를 대량으로 수출하거나 현지에 조립공장을 세우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북한측이 요구한 자동차 조립공장의 규모는 연산 1만~3만대다.

북한측은 이와는 별도로 완성차 5천대를 연불조건으로 수출해줄 것으로
요청해 놓은 상태다.

북한측은 이를 제3국에 재수출할 계획인데 현대는 북한측이 제3국으로부터
받은 수출쿼터와 관세혜택을 확인해야 수출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조립공장에 대해서는 곧 실무조사단을 파견, 기존 자동차공장 상태를 확인
하고 부지 및 부품운송 방법,통관절차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고선박해체사업과 철근공장건설사업 등은 정 명예회장 2차 방북 이전부터
실무진들이 방북해 협의해 오던 사업이어서 곧 가시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이 추진하고 있는 제3국 건설시장 공동진출 사업도 중앙아시아
지역 등 공동진출이 가능한 곳에서 건설물량이 확보되는대로 곧 성사시킬
예정이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