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화자(49.커피판매)

서른한살 때 남편이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살아 생전 옷가게만을 했던 남편은 유산은 커녕 감당하기 어려울만큼의
빚만 남겨두었다.

돈도 기술도 없었던 연씨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막막할 수밖에 없었다.

세상이 원망스럽기도 했지만 세 딸을 굶길 수는 없다는 생각에 마음을
굳게 먹었다.

첫째 둘째 딸은 보육원에 맡겼다.

첫돌을 갓 넘긴 막내딸을 업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시장바닥을 훑기
시작했다.

한 잔에 1백50원을 받고 커피를 팔기 시작한 것이다.

"커피아줌마" 연씨는 결국 13년만에 전셋집을 마련하는데 성공했고 지금
은행 등에 저금해둔 돈이 8천만원에 달하고 있다.

그녀는 커피장사를 하면서도 작년 10월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2동 사무소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1천만원을 쾌척해 시장 상인들을 놀라게 했다.

작년 9월부터는 영등포지역 시장 청소년 장학회에 매달 20만원씩을 내고
있다.

또 새마을금고의 이웃돕기 기금에도 매달 10만원씩을 기부하고 있다.

이런 숨은 노력이 알려지며 작년 12월 영등포구청으로부터 이웃돕기
표창장을 받은데 이어 지난 1월엔 서울지방검찰청 남부지청으로부터
자녀안심하고 학교보내기 자원봉사 위촉장도 받았다.

또 영등포 중앙새마을금고에서 장한 어머니상을 받기도 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