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하남에 사는 김씨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는데
아무 지장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김씨가 사는 연립주택 옆에 위치한 소규모아파트에 재개발사업이
시작되면서 텔레비전을 보는데 문제가 많이 생겼습니다.

예전에 있던 아파트는 층이 낮은 소규모 아파트라서 별 문제가 없었지만
주택조합이 새로 짓는 아파트는 13층이나 되는 고층아파트라서 그런지 김씨
집에서는 텔레비전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전파 방해가 심했습니다.

결국 김씨와 김씨가 사는 연립주택의 주민들은 유선방송을 신청해서
텔레비전을 볼 수밖에 없게 됐고 급기야는 이 문제 때문에 아파트를
신축하는 시공회사와는 물론 주택조합과도 분쟁이 생겼습니다.

김씨와 연립주택 주민들의 입장은 분명 신축되는 아파트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이 분명하니까 이런 경우에 적절한 보상을 받아야 하겠다는 것이고
주택조합의 입장은 적법한 절차를 밟아서 건축허가를 받고 아파트를 짓는
이상, 자신들에게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겁니다.

김씨가 궁금한 것은 과연 이런 경우에 누구를 상대로 어떤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입니다.

이런 경우를 간혹 볼 수 있는데, 우리 전파법 제74조의 4를 보면 보통 전파
의 수신이 가능한 지역에서 방송의 수신을 방해할 수 있는 건축물을 소유하고
있는 자는 이런 전파 수신 방해를 제거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또 전파법의 내용중에는 "텔레비전 방송의 수신장애를 일으키는 건축물의
소유자는 수신장애를 제거하기 위해서 필요한 시설을 설치하고 이를 유지
관리해야 한다"라고 규정해서 전파수신을 방해하는 건축물의 소유자에게
이런 수신장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김씨의 경우, 재건축조합에서 짓고 있는 아파트 때문에 텔레비전 수신장애가
일어나는 것이 분명한 이상, 이 건축물의 소유자인 재건축조합에서 김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해 주어야 합니다.

김씨는 재건축조합을 찾아가서 텔레비전 수신장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해 주던가 아니면 김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해 줄 것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만일 아파트의 높이 때문에 전파 수신장애를 제거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아파트로 인해서 전파수신 장애가 일어나는 기간동안
김씨가 내야 할 유선방송 수신료를 재건축조합에서 김씨에게 배상해 주어야
하는 겁니다.

김씨는 재건축조합과 잘 상의해서 전파수신장애 제거시설을 신설되는
아파트나 김씨의 연립주택에 설치하던가 아니면 유선방송수신료를 배상
받으면 되겠습니다.

< 변호사. 한얼종합법률사무소 hanollaw@unitel.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