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연구단지 '공동화'] (4.끝) '무너진 산학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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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테크노밸리로 유명한 신주(신죽)단지는 지난 80년 들어섰다.
대덕연구단지보다 7년 늦은 것이다.
그러나 이곳은 지금 미국 실리콘밸리 다음으로 손꼽히는 첨단산업기지로
발돋움했다.
특히 컴퓨터 반도체 등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실리콘밸리의 최대 경쟁자로
부상했다.
휴렛패커드 컴팩 지멘스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앞다퉈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다.
신주단지가 급성장한 비결은 바로 산.학.연 협동을 통해 생산도시로
탈바꿈한 데 있다.
대덕단지 면적의 4분의 1정도밖에 안되는 이곳 신주단지에는 이공계의
명문 국립 자오퉁(교통)대학과 칭화(청화)대학이 자리잡고 있다.
또 공업기술연구소(ITRI)등 6개 연구소와 2백40개의 기업등이 둥지를
틀고 있다.
겉모습만 보면 대덕단지와 흡사하다.
그러나 이곳에서 진행되는 대학과 연구소, 연구소와 기업, 기업과 대학간
공동 연구는 매년 수천여건에 달한다.
대학 교수나 연구소장이 입주한 기업의 사장이나 부사장을 겸직하는가
하면 기업의 실무 책임자들이 대학 강단에 서기도 한다.
이들 3자간의 끈끈한 협동이 바로 오늘날 신주단지의 명성을 만들어낸
것이다.
대덕단지도 한때는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입주하고 싶은 곳으로 꼽혔다.
이곳에 들어가면 풍부한 연구인력과 시설 등 기술인프라를 마음껏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연구소나 대학입장에서도 기업의 입주는 연구성과를 현장검증할 수 있다는
면에서 환영할만한 것이었다.
특히 2-3년전부터는 대덕 연구원들 사이에 벤처기업 창업 붐이 일면서
인근에 벤처전용공단까지 생겼다.
대덕단지도 단순 연구단지에서 생산과학도시로의 탈바꿈을 시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IMF관리체제에 들어선 이후 상황이 돌변했다.
정부나 민간기업 할것 없이 연구개발 투자를 크게 줄이면서 대덕단지는
꿈을 제대로 펴보지도 못한채 날개를 접어야 하는 신세가 됐다.
정부가 국책과제로 지난 92년부터 추진해온 특정연구개발사업은 산.학.연
협동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혀왔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민간 기업수는 7백80개, 연구과제 프로젝트는
8백31건에 달한다.
그러나 이 사업은 지난해말부터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참여기업이 경영난으로 자금지원을 중단, 연구과제들이 잇따라
중도하차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기계연구원이 (주)세명전기공업과 함께 4년째 진행해온 초내열합금
금형기술개발 프로젝트.
모두 14억원이 들어가는 이 사업은 지난해말 기술개발을 끝내고 상업화
단계를 바로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세명전기측이 비용을 더이상 감당할 수 없다고 포기선언을 함에
따라 연구가 중단됐다.
결국 그동안 이사업에 들인 연구비 9억여원만 날린 꼴이 됐다.
생명공학연구소가 진로그룹과 추진해온 신기능 생물소재 개발사업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델타전자와 진행해온 청녹색 LED용 반도체개발
사업도 같은 이유로 더이상 연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민간 자율로 진행된 산.학.연 협동 프로젝트도 상당수 과제들이 재원
부족으로 탈락되고 있다.
현재 과기부 산하 20개 출연연구소가 민간 기업과 공동으로 진행중인
연구 프로젝트는 모두 2백67개.
지난해말 5백41건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이다.
산.학.연 협동의 틀이 무너지고 있는 것은 대덕단지에 입주하는 기업수가
급격히 줄고 있는데서도 알수 있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올해말까지 9개 민간 기업이, 내년 6월까지는 7개
기업이 추가로 이곳에 연구소를 짓기로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이 입주를 무기연기하거나 아예 포기한 실정이다.
대덕연구단지의 한 연구원은 "정부는 재정의 어려움을 이유로, 기업은
경영난을 이유로 연구개발투자를 줄임으로써 이제 대덕연구단지를 21세기
첨단 생산과학기지로 키우려는 꿈은 영원히 접을수밖에 없게 됐다"고
한탄했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9일자 ).
대덕연구단지보다 7년 늦은 것이다.
그러나 이곳은 지금 미국 실리콘밸리 다음으로 손꼽히는 첨단산업기지로
발돋움했다.
특히 컴퓨터 반도체 등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실리콘밸리의 최대 경쟁자로
부상했다.
휴렛패커드 컴팩 지멘스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앞다퉈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다.
신주단지가 급성장한 비결은 바로 산.학.연 협동을 통해 생산도시로
탈바꿈한 데 있다.
대덕단지 면적의 4분의 1정도밖에 안되는 이곳 신주단지에는 이공계의
명문 국립 자오퉁(교통)대학과 칭화(청화)대학이 자리잡고 있다.
또 공업기술연구소(ITRI)등 6개 연구소와 2백40개의 기업등이 둥지를
틀고 있다.
겉모습만 보면 대덕단지와 흡사하다.
그러나 이곳에서 진행되는 대학과 연구소, 연구소와 기업, 기업과 대학간
공동 연구는 매년 수천여건에 달한다.
대학 교수나 연구소장이 입주한 기업의 사장이나 부사장을 겸직하는가
하면 기업의 실무 책임자들이 대학 강단에 서기도 한다.
이들 3자간의 끈끈한 협동이 바로 오늘날 신주단지의 명성을 만들어낸
것이다.
대덕단지도 한때는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입주하고 싶은 곳으로 꼽혔다.
이곳에 들어가면 풍부한 연구인력과 시설 등 기술인프라를 마음껏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연구소나 대학입장에서도 기업의 입주는 연구성과를 현장검증할 수 있다는
면에서 환영할만한 것이었다.
특히 2-3년전부터는 대덕 연구원들 사이에 벤처기업 창업 붐이 일면서
인근에 벤처전용공단까지 생겼다.
대덕단지도 단순 연구단지에서 생산과학도시로의 탈바꿈을 시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IMF관리체제에 들어선 이후 상황이 돌변했다.
정부나 민간기업 할것 없이 연구개발 투자를 크게 줄이면서 대덕단지는
꿈을 제대로 펴보지도 못한채 날개를 접어야 하는 신세가 됐다.
정부가 국책과제로 지난 92년부터 추진해온 특정연구개발사업은 산.학.연
협동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혀왔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민간 기업수는 7백80개, 연구과제 프로젝트는
8백31건에 달한다.
그러나 이 사업은 지난해말부터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참여기업이 경영난으로 자금지원을 중단, 연구과제들이 잇따라
중도하차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기계연구원이 (주)세명전기공업과 함께 4년째 진행해온 초내열합금
금형기술개발 프로젝트.
모두 14억원이 들어가는 이 사업은 지난해말 기술개발을 끝내고 상업화
단계를 바로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세명전기측이 비용을 더이상 감당할 수 없다고 포기선언을 함에
따라 연구가 중단됐다.
결국 그동안 이사업에 들인 연구비 9억여원만 날린 꼴이 됐다.
생명공학연구소가 진로그룹과 추진해온 신기능 생물소재 개발사업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델타전자와 진행해온 청녹색 LED용 반도체개발
사업도 같은 이유로 더이상 연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민간 자율로 진행된 산.학.연 협동 프로젝트도 상당수 과제들이 재원
부족으로 탈락되고 있다.
현재 과기부 산하 20개 출연연구소가 민간 기업과 공동으로 진행중인
연구 프로젝트는 모두 2백67개.
지난해말 5백41건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이다.
산.학.연 협동의 틀이 무너지고 있는 것은 대덕단지에 입주하는 기업수가
급격히 줄고 있는데서도 알수 있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올해말까지 9개 민간 기업이, 내년 6월까지는 7개
기업이 추가로 이곳에 연구소를 짓기로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이 입주를 무기연기하거나 아예 포기한 실정이다.
대덕연구단지의 한 연구원은 "정부는 재정의 어려움을 이유로, 기업은
경영난을 이유로 연구개발투자를 줄임으로써 이제 대덕연구단지를 21세기
첨단 생산과학기지로 키우려는 꿈은 영원히 접을수밖에 없게 됐다"고
한탄했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