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틴조선호텔은 올해로 개관 84주년을 맞았다.

현재의 서구식 빌딩으로 지은 것은 지난 70년 3월.사내 낚시동호회인
우리 모임이 발족한 것도 그 무렵이다.

처음에는 몇몇 "꾼"들이 낚시예찬론을 펼치며 회원 늘리기에 노력했다.

하지만 호응이 그리 높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만 해도 요즘처럼 자동차가 흔하지 않던 때라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이 문제였다.

허름한 옷차림에 생선 비린내를 풍기며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었다.

비포장길을 달리느라 덜컹대는 버스에 물고기바구니가 나뒹굴어 차안에서
고기난리, 물난리를 겪은 적도 한 두번이 아니었으니...

그러나 현재는 낚시회원이 40명을 웃돌 만큼 회사내 동아리 중에서 가장
활기차고 인기있는 모임으로 자리잡았다.

회원들의 노력도 있었지만 사측의 지원도 큰 도움이 됐다.

90년대들어 동아리 활동이 조직내 커뮤니케이션에 기여한다고 판단, 동아리
활동에 대해 적극 지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 낚시회는 춘계 시조대회(3월), 하계대회(7월), 납회대회(10월),
빙상낚시대회(1월) 등 1년에 네차례 큰 행사를 치른다.

주로 찾는 낚시터는 충청도쪽.

당진의 대호만과 삼봉지, 해창지 등이 우리 단골낚시터다.

행사때마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자연보호활동이다.

낚시가 끝나면 회원가족들도 참여해 보물찾기 하듯 쓰레기를 찾아 나선다.

가장 많이 주운 사람에게 "자연보호상"을 준다.

이 상이 항상 아이들의 몫이 되는 것은 아직 때묻지 않은 동심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아뭏든 우리 낚시회가 다녀간 연못이나 호수 강변 등은 쓰레기없는 말끔한
휴양지로 정리된다.

현재 회장은 박계서 과장(식음료팀)이 맡고 있다.

조광호씨는 안살림의 격무를 마다않는 총무로 일하고 있다.

김옥채 시설팀장도 빼놓을 수 없는 우리 모임의 보배다.

필자는 몇년 전 회장을 지냈으며 지금은 고문으로 미력이나마 거들고 있다.

예부터 물을 좋아하는 이는 지자요, 산을 사랑하는 사람은 인자라 했다.

낚시는 이 둘을 동시에 할 수 있어 좋다.

회원들 모두 여유있는 자세로 내일을 일궈가는 것도 이 때문이리라.

김광식 < 웨스틴조선호텔 총무팀 부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