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박이 옆집 꼬마가 갑자기 영어를 능숙하게 말한다면.

"아직 한글 배우기에도 바쁜" 아이들을 둔 어머니들의 "경쟁심"이
부글부글 끓어오를 수 밖에 없다.

한솔교육의 "신기한 영어나라" 학습지CF는 이러한 한국 주부들의 심리를
예리하게 파고들고 있다.

학교성적에 극성떠는 엄마는 되기 싫으면서도 옆집 아이가 영어 한마디만
자랑해도 질투심이 나는 어머니 마음을 이용한 것이다.

"영어나라"CF는 제품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는 대신 영어 잘하는 아이를
그대로 보여주는 "실증(Demonstration)광고"기법을 도입했다.

앰뷸런스 자동차를 갖고 놀던 아이가 미국 어린이와 영어로 "어디가니"
"병원간다"를 말하는 사이 "네살이 빠르다구요, 신기한 영어나라"라는
카피가 나간다.

제품의 주타겟은 5-6세 유아이지만 모델은 일부러 4살짜리 꼬마를 골랐다.

광고를 제작한 대홍기획 최영길 차장은 "자기 자녀보다 어린 아이가
영어를 잘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어머니들의 교육열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케팅포인트=학습지 마케팅에서 고려할 점은 두가지다.

첫째, 제품 사용자는 어린이이지만 구매를 결정하는 사람은 어머니라는 점.

둘째는 제품이 방문판매로 유통돼 주부들이 여러제품을 비교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교사들의 권유와 입소문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솔교육은 광고외에 학부모들을 교육현장에 무료초청해 학습효과를
체험토록 하는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학습지시장의 규모는 1조7천억원선.

그러나 유아용 영어교재시장은 뚜렷한 리딩브랜드가 없는 편이다.

한솔교육은 월 4억여원(TV 3억원, 신문 1억2천만원)을 광고비로 집행,
시장선점에 나설 계획이다.

< 이영훈 기자 bri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