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가 모피아식(과거 재무부의 영문약칭인 모프(MOF)와 마피아의
합성어) 인사관행을 답습하고 있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올초 정부 직제조정에 따라 내년 3월까지 국장급 5명, 과장급 30명 등 정원
초과인원을 "해소"해야 하는 재경부가 다른 부처에 대한 낙하산 인사를
벌이면서 마찰을 빚고 있는 것.

기획예산위원회 공보관 자리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기획위의 남상덕 공보관은 이미 금융감독위원회 구조개혁단장으로 내정
됐지만 후임자리를 놓고 재경부와 기획예산위가 맞붙어 최종 발령이
미뤄지고 있다.

초과 정원을 해소하는데 필사적인 재경부는 오래전부터 기획예산위 공보관
자리에 눈독을 들여 왔고 기획예산위는 자체 승진을 고집하고 있어 서로
타협할 여지가 없는 실정.

이규성 재경장관까지 나서 진념 기획예산위원장을 설득했지만 아직 결론이
안났다.

이 때문에 금감위의 핵심요직인 구조개혁단장 자리는 일주일째 공석이다.

재경부는 이밖에도 최근 제2건국 범국민추진위원회에 국장 1명을 내보낸데
이어 금감위와 산하 외청 차장 등에 국장급을 낙하시킬 계획을 추진중이다.

어떤 식으로든 사정권안에 빈틈만 보이면 재경부 관료를 끼워 넣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과천관가 안팎에선 "재경부가 과거 버릇을 못버렸다"는 지적과 함께
"금융기관이나 기업엔 가혹한 인원감축 등 구조조정을 요구하면서도 스스로
의 구조조정엔 너무 미온적"이란 비판이 일고 있다.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