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공사중인 냉동창고에 화재가 발생, 작업자 26명이 숨지고 소방관 5명을
포함한 16여명이 화상 등 중경상을 입었다.

29일 오전 8시 15분께 부산 서구 암남동 감천항 매립지내에 신축중인
8층짜리 냉동창고 삼동범창콜드프라자(대표 김재운) 6층 내부에서 갑자기
"펑"하는 강한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30여m 치솟으면서 순식간에 2천여평의
6층 전체로 옮겨 붙었다.

이 사고로 5층과 6층에서 작업을 하던 이효암(40.부산 부산진구 부암1동
548)씨 등 노동자 21명이 5, 6층 사이 계단과 5층 중간 부분에서 불에 타
숨졌다.

또 불이 난 6층에서 전기배선작업을 하던 동원전기 소속 노동자와 우레탄
방열보랭작업을 하던 대성우레탄 소속 노동자 등 수십명이 8층 옥상으로
대피하거나 건물 외벽난간 등을 타고 긴급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이환상(41)씨 등 10여명이 화상과 골절상 등을 입었으며
옥상으로 대피한 인부 가운데 7명은 긴급 출동한 소방헬기에 구조됐다.

불길은 6시간만인 오후 2시께 진화됐다.

경찰은 이 불로 인해 2억원가량 재산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불을 최초로 목격한 항운노조 용당연락소 양성문(30)씨는 "바다쪽과 접한
건물 6층에서 불기둥이 위로 30m가량 치솟더니 건물건체가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불이 난지 20분만인 이날 오전 8시35분부터 소방차 30여대와 소방대원
1백20여명, 소방헬기 2대가 긴급출동해 진화작업과 인명구조작업을 벌였으나
유독물질을 내뿜는 연기로 인해 건물내부로 접근하지 못한데다 기계조작
미숙으로 1시간이 지나서야 가까스로 건물에 접근할 수 있었다.

또 소방헬기 2대까지 출동했으나 불길이 높이 치솟는 바람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화재 진압 과정에서 소방대원 5명이 중경상을 입고 인근 고신의료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날 사고의 원인을 용접작업 도중 불꽃이 튀기면서 페인트 작업용
휘발성가스에 인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서 1차 폭발이 일어난 뒤 방수작업용 우레탄폼과 스티로폼으로 옮겨
붙은 것으로 추정, 목격자와 부상자를 상대로 정확한 화인을 조사중이다.

불이 난 삼동범창콜드프라자 건물은 지하2층 지상 8층, 8만5천t의 냉동물을
저장할 수 있는 국내 최대규모의 저장창고로 지난 96년 9월 착공해 내년
2월에 준공될 예정이다.

이 건물의 시행자는 삼동산업과 범창산업이며 현재 동원건설이 공사를 맡아
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8일에도 외부철골계단 작업을 하다 용접불티가 우레탄 자재에
인화돼 인부 2명이 화상을 입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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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26명) =박희동(39) 임종수 우태훈(32) 이정호 전광남(43)
윤태선(43) 장효일(20) 김선교 박진욱(25) 심우경(60) 한봉석(33)
김용호(43) 이효암(40) 이복규(61) 최봉조(30) 임달순(62) 전귀흥(62)
정용석(46) 김명돌(47) 김규완(32) 그외 신원미상

< 부산=김태현 기자 hyun11@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