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면톱] 인수은행 부실 막아야 한다 .. '한경 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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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주택 신한 한미 하나 등 퇴출은행을 떠안은 5개 인수은행의 동반
부실화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퇴출은행에서 받은 대출자산중 일부가 부실채권으로 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인수은행은 퇴출은행을 인수하면서 기존대출의 부실
채권화를 막는데 신경을 곤두세웠다.
그래서 이른바 풋백옵션(put back option) 조건을 내걸었다.
인수은행은 1년간의 옵션기간을 주장했으나 6개월로 밀렸다.
내년 3월까지 부도가 나거나 6개월이상 연체되면 성업공사에 되팔수 있다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인수자산이 10월부터 연체됐다 하더라도 내년 3월말에는 기껏해야
5개월 연체밖에 되지 않는다는게 문제다.
따라서 인수은행은 부실채권이나 다름없는 이 대출자산을 그대로 끌고가야
한다.
성업공사 매각을 위해 부도처리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마저도 쉬운 것은
아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고의 부도내는데도 족히 6개월은 걸린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인수한 대출자산이 1백이라면 30은 당장 부실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특히 퇴출은행과 거래한 중소기업들중 상당수가 한계기업군에
속한다며 추가지원을 꺼리고 있지만 그럴수록 중소기업들은 속으로 곪아가고
있다.
이는 미래에 부실의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도 있어 은행들은 정부지원
을 촉구하고 있다.
<> 현황 =A은행 B지점은 지난 9월29일자로 퇴출은행의 원화대출 자산
1백40억원을 인수했다.
6개월이상 연체대출이나 부실채권을 제외하고 퇴출은행의 폐쇄지점이
취급한 대출을 떠안은 것이다.
그러나 대출자산의 건전성을 검토하던 지점장은 화들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퇴출은행은 구멍가게 수준에 불과하던 동네 슈퍼마켓에 모두 2억원을 빌려
주고 있었다.
개인대출 한도를 의식했음인지 슈퍼마켓 가족들에게 쪼개서 3천만원
2천만원씩 대출해 줬다.
기가 찬 지점장은 전산을 두드려 슈퍼마켓의 금융기관 총대출금이 얼마인지
파악해 보았다.
모두 8억원이었다.
IMF상황 아래서 앞으로 1년을 버티기 어려울 것 같았다.
그런데도 이 슈퍼마켓은 이자를 연체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출금이 A은행에
인수됐다.
비록 지금부터 연체하더라도 A은행은 이 슈퍼마켓에 나간 대출금이 부실화
될 경우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입장에 놓여 있다.
비단 이것만이 아니었다.
재무제표는 그럴듯한데 공장가동을 중단한 중소기업들에 나간 대출금도
수두룩했다.
지점장은 재고용한 퇴출은행 직원을 불러 실상을 알려줄 것을 요청했다.
직원의 답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1백40억원중 정상대출이라고 볼수 있는 것은 20억원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는 모두 잠재부실이라고 보면 됩니다"
<> 대책은 없나 =인수은행이 떠안은 원화대출자산 규모는 <>국민
1조6천억원<>주택 2조8천억원<>신한 3조9천억원 <>한미 3조5천억원 <>하나
1조1천억원 등.
대출이 부실화되면 은행은 이자를 못받는 것은 물론 대손충당금도 쌓아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특히 후발은행들의 경우 수천억원 규모의 부실은 은행경영에 심대한 타격을
주게 된다.
미국의 신용평가기관인 S&P사가 지난달 15일 주택 국민 신한은행 등에
대해 부정적 관찰대상에 포함시키는 평가를 한 것도 이같은 우려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S&P사는 당시 "부실채권이 급증하고 있으며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것"
을 이유로 들었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동반 부실화가 눈에 보이지만 은행차원의 대책이
없다"며 "풋백옵션기간을 1년으로 연장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계약이전결정서에 사인하기 전에 이런 문제점이 있어
정부에 강력한 지원을 요청했지만 정부는 재정형편이 어렵다며 미온적
이었다"고 설명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30일자 ).
부실화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퇴출은행에서 받은 대출자산중 일부가 부실채권으로 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인수은행은 퇴출은행을 인수하면서 기존대출의 부실
채권화를 막는데 신경을 곤두세웠다.
그래서 이른바 풋백옵션(put back option) 조건을 내걸었다.
인수은행은 1년간의 옵션기간을 주장했으나 6개월로 밀렸다.
내년 3월까지 부도가 나거나 6개월이상 연체되면 성업공사에 되팔수 있다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인수자산이 10월부터 연체됐다 하더라도 내년 3월말에는 기껏해야
5개월 연체밖에 되지 않는다는게 문제다.
따라서 인수은행은 부실채권이나 다름없는 이 대출자산을 그대로 끌고가야
한다.
성업공사 매각을 위해 부도처리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마저도 쉬운 것은
아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고의 부도내는데도 족히 6개월은 걸린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인수한 대출자산이 1백이라면 30은 당장 부실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특히 퇴출은행과 거래한 중소기업들중 상당수가 한계기업군에
속한다며 추가지원을 꺼리고 있지만 그럴수록 중소기업들은 속으로 곪아가고
있다.
이는 미래에 부실의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도 있어 은행들은 정부지원
을 촉구하고 있다.
<> 현황 =A은행 B지점은 지난 9월29일자로 퇴출은행의 원화대출 자산
1백40억원을 인수했다.
6개월이상 연체대출이나 부실채권을 제외하고 퇴출은행의 폐쇄지점이
취급한 대출을 떠안은 것이다.
그러나 대출자산의 건전성을 검토하던 지점장은 화들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퇴출은행은 구멍가게 수준에 불과하던 동네 슈퍼마켓에 모두 2억원을 빌려
주고 있었다.
개인대출 한도를 의식했음인지 슈퍼마켓 가족들에게 쪼개서 3천만원
2천만원씩 대출해 줬다.
기가 찬 지점장은 전산을 두드려 슈퍼마켓의 금융기관 총대출금이 얼마인지
파악해 보았다.
모두 8억원이었다.
IMF상황 아래서 앞으로 1년을 버티기 어려울 것 같았다.
그런데도 이 슈퍼마켓은 이자를 연체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출금이 A은행에
인수됐다.
비록 지금부터 연체하더라도 A은행은 이 슈퍼마켓에 나간 대출금이 부실화
될 경우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입장에 놓여 있다.
비단 이것만이 아니었다.
재무제표는 그럴듯한데 공장가동을 중단한 중소기업들에 나간 대출금도
수두룩했다.
지점장은 재고용한 퇴출은행 직원을 불러 실상을 알려줄 것을 요청했다.
직원의 답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1백40억원중 정상대출이라고 볼수 있는 것은 20억원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는 모두 잠재부실이라고 보면 됩니다"
<> 대책은 없나 =인수은행이 떠안은 원화대출자산 규모는 <>국민
1조6천억원<>주택 2조8천억원<>신한 3조9천억원 <>한미 3조5천억원 <>하나
1조1천억원 등.
대출이 부실화되면 은행은 이자를 못받는 것은 물론 대손충당금도 쌓아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특히 후발은행들의 경우 수천억원 규모의 부실은 은행경영에 심대한 타격을
주게 된다.
미국의 신용평가기관인 S&P사가 지난달 15일 주택 국민 신한은행 등에
대해 부정적 관찰대상에 포함시키는 평가를 한 것도 이같은 우려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S&P사는 당시 "부실채권이 급증하고 있으며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것"
을 이유로 들었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동반 부실화가 눈에 보이지만 은행차원의 대책이
없다"며 "풋백옵션기간을 1년으로 연장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계약이전결정서에 사인하기 전에 이런 문제점이 있어
정부에 강력한 지원을 요청했지만 정부는 재정형편이 어렵다며 미온적
이었다"고 설명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