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문화의 특징은 천인합일이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표현이 문예작품의 구석구석에서 보인다.

이 때 지도도 천일합일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지도가 단순한 지명이나 위치 방향만 명시한 것이 아니라 자연속에서
어떻게 인간이 살아가는가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동여도는 고산자 김정호가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전국지도다.

1861년에 간행된 대동여지도를 제작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초록이다.

우리 땅을 우리의 시각으로 그린 지도다.

목판인 대동여지도와는 달리 채색필사본인 점이 특징이다.

크기도 가로 5m, 세로 7m로 현존하는 고지도중 가장 크다.

현재 규장각 국립중앙박물관 국사편찬위원회 개인소장 등 4질이 남아 있다.

이 지도는 경선1도의 차이를 2백리로 정하면서 우리의 산하를 중심으로
그렸다.

특히 한양부분을 담은 도성도는 산과 산으로 둘러싸인 한양의 모습을
세세하게 그리고 있다.

산줄기를 표현하고 강의 흐름을 얘기하면서 동네와 골짜기 마다 자연과의
일치를 꾀했다.

사직과 문묘 등을 강조하면서 유교사상도 지도안에 포함시켰다.

고산자는 이를 바탕으로 대동여지도를 만들었다.

더욱이 대동여지도보다 지명이 7천여개가 더 많아 사료적 가치도 높다.

< 오춘호 기자 ohc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