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년 하이에크 엔지니어링이 작성한 "하이에크 리포트"에 있는 이른바
3단 생일케익(피라미드)구조는 스와치 그룹의 장기적 전략과 개별 제품
(브랜드) 판매 전략을 세우는데 큰 도움을 줬다.

사실 이 제품 피라미드 구조도는 20년대 GM의 알프레드 슬론 회장이
만든 제품 피라미드에서 따온 것이다.

슬론 회장은 다양한 소득계층의 구매욕을 자극하기 위해 저가의
쉐볼레(Chevrolet)부터 캐딜락(Cadillac)까지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마찬가지로 하이에크 회장은 14개의 브랜드를 가격대와 품질에 따라
위치를 설정토록 했다.

피라미드의 제일 아래에는 "스와치"를 포함한 75달러 이하의 저가브랜드를
중간에는 "티솟"을 포함한 4백달러정도의 중가 브랜드를 피라미드 상단에는
1백만달러에 근접하는 고가브랜드를 시판했다.

고가 브랜드를 시장에 내보이면서 하이에크는 하늘이 한계(The sky is the
limit)라는 말을 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단순히 GM의 제품 피라미드 모델을 그대로 모방한 것은
아니었다.

케익의 맨 위부분에는 아무 것도 없다는데 착안, 케익 장식용 체리
(cherry on top of the cake)의 위치에 초고가 브랜드인 "블랑팡"을
얹었다.

구매자들의 소득 및 선호도의 차이는 제품 피라미드를 구축하는 기초가
됐다.

이러한 제품 피라미드는 시계 산업 뿐만 아니라 자동차 판매 혹은
신용카드 산업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

스와치그룹은 피라미드구조의 상단에 있는 제품에서 주로 이익을 거두지만
하단 제품의 "방화벽"(Firewall)역할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여겼다.

여기서 말하는 방화벽 제품이란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전략적
상품이며 이의 역할은 경쟁의 진입을 차단함으로써 피라미드 상단 제품의
엄청난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다.

만약 방화벽 브랜드 구축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 경쟁자들은 피라미드
하부에서 진입의 기회를 노리게 된다.

궁극적으로 더 큰 이익을 좇기 위해 피라미드의 상단을 넘볼게 뻔하다.

미국 자동차회사들이 일본차에 자리를 내준 것도 이같은 방화벽 구축에
실패한데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이에크회장은 이같은 사실을 감안해 마케팅 전략을 세웠다.

저가 제품의 경우 소비자들이 감성을 자극해야 팔린다고 생각했다.

하이에크는 한 사람이 찬 시계는 1년간 약 5천명의 사람에 노출되는데
이중 1% 만 사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면 상당한 홍보효과를 볼 수 있다고
믿었다.

다음으로 저가 소비자도 나중에는 고가의 브랜드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잠재 고객으로 간주했다.

스와치를 구매한 고객이 결국 오메가 시계를 사도록 유도하는 판매전략을
세웠다.

마지막으로 저가브랜드의 원가를 낮추기 위해 대량 생산체제를 도입했다.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하이에크 회장은 시계 산업에서 브랜드 자산관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스위스 시계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적극 활용했고 뒤죽박죽이던 스와치
그룹의 브랜드 이미지를 재구축했다.

하이에크는 각 브랜드는 달라야 하고 각 브랜드가 가지는 메시지 역시
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그 자신이 각 브랜드의 메시지를 지키는데 최선을 다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