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고수익 회사채인 미국의 정크본드 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 8월 러시아의 모라토리엄(채무상환유예) 선언이후 거의 끊기다시피
했던 정크본드 신규발행과 거래가 2개월여만에 다시 활기를 찾기 시작한 것.

이는 미국의 신용경색이 완화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어서 세계 금융시장
안정의 청신호다.

미국의 채권분석기관인 콤스캔에 따르면 이번주중 신규발행된 정크본드
규모는 20억달러를 넘어섰다.

주간 발행규모가 20억달러를 넘어기는 지난 8월 첫째주 이후 처음이다.

이같은 발행시장의 활력과 함께 유통시장도 생기를 되찾았다.

8월중순 이후 최근까지 하루에 거래되는 정크본드는 기껏해야 30여종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주들어서는 75-1백종으로 거의 3배로 급증했다.

거래가 늘어나면서 값도 뛰어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이 지난
15일의 TB(미재무부 채권)수익률+6.7%에서 최근에는 TB+6.25%로 하락했다.

무디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존 론스키는 "정크본드에 붙는 가산금리가
낮아지고 있고 수급상황도 정상을 되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크본드 시장이 소생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신용경색이 완화되고
자금사정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투자분석기관인 제이너스의 펀드매니저 샌디 루페나흐트는 "정크본드
전문의 뮤추얼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고 헤지펀드들도 다시 매수
포지션으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장 상황이 호전되자 기업들은 그동안 유보했던 신규발행 물량을
대거 시장에 쏟아낼 움직임이다.

특히 정보통신업체들은 기존 채권보다 불리한 발행조건을 감수하면서까지
정크본드 발행을 통한 자금확보에 나서고 있다.

KDP투자자문 사장인 킹맨 페니맨은 "정보통신업체들은 사업계획상 다른
업종에 비해 막대한 자금 수요를 안고 있어 정크본드 발행시장에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일각에서는 경계론도 나오고 있다.

도이체 모건 그렌펠의 커티스 배로우는 "정크본드 시장은 이제 막
회복단계인데 벌써부터 공급이 넘칠 조짐이 보인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지난 15일 단행된 미국의 2차 금리인하를
계기로 유동성이 뚜렷하게 호전되고 있어 정크본드 시장의 회복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