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는 사철이고 장다리는 한철이라"

이는 장희빈의 헛된 권세욕을 빗댄 조선시대의 민요이다.

그녀의 시대는 장다리처럼 일시적인 것이고 궁극적인 승리는 사철 푸른
미나리와 같은 민비에 있다는 내용의 참요 즉 예언의 내용을 담고 있는
노래이다.

도참은 한 마디로 예언을 믿는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참위설이라는 용어는 이보다 약간 뒤에 나온 용어이다.

선천주역의 원천이랄 수 있는 하도의 "도"와 "은어", 예언따위로 사람의
길흉, 성패 등을 예언하는 것이라는 의미가 있는 "참"의 복합어이다.

기원은 중국 주나라 말기로 잡고 있다.

혼란에 빠진 정국속에서 희망을 찾으려는 민중의 욕구가 만들어낸 것이다.

주로 음양오행과 풍수지리가 결합되어 교묘한 한문 파자나 노래의 형식을
빌어 등장하였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것은 한대로 잡고 있으며 당나라 때 전성기를
구가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의 기원은 당나라와 교류가 시작된 삼국시대부터로 파악된다.

다음은 새로운 시대가 열림을 암시하는 대표적인 도참들이다.

먼저 통일신라.

삼국사기 백제본기에, 660년(의자왕 20)귀신 하나가 하늘로부터 내려와서
"백제는 망한다.백제는 망한다"라고 연거푸 외치고 땅속으로 들어갔다.

왕이 그 자리를 파게 하니, 거북 한 마리가 나왔는데, 등에 "백제는 둥근
달 같고, 신라는 초승달 같다(백제동월륜 신라여월신)"는 구절이 있었다
한다.

달이 차면 기우는 이치를 읊은 것이다.

고려의 건국과 관련된 도참설로는 삼국사기 최치원열전에, 최치원이 지은
"계림은 누른 잎이고 송악은 푸른 소나무(계림황엽 송악청송)"란 참언구절이
있다.

이태조의 조선건국과 관련된 것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

도선비기에 실려있는 "계왕자이 이도한양"의 구절, 구변도지국의 십팔자설,
그리고 구변진단지도의 건목득자설 등을 꼽을 수 있다.

모두 이씨의 왕위계승을 말하는 파자요결이다.

성철재 <충남대 언어학과교수/역학연구가 cjseong@hanbat.chungnam.ac.kr>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