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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워 프로] (29) 제2부 : <17> '인테리어자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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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이너 하면 패션이나 자동차 디자이너를 떠올리는 것이 보통이다.

    아무래도 눈에 잘 띄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생활속에 늘 접하고 아주 중요한 일을 하면서도 잘 보이지 않는
    디자이너가 있다.

    바로 "서피스 디자이너"(Surface Designer)다.

    우리말로 하면 "표면 디자이너" 정도가 될까.

    한마디로 삶의 공간을 아름답게 꾸밀수 있도록 해주는 인테리어 자재, 건축
    내장재를 디자인하는 사람이다.

    LG화학 디자인연구소 소장인 김종성 상무보(이사에 해당.54)는 27년간
    서피스 디자인에 종사해온 이 분야 국내 최고의 베테랑이다.

    "인테리어 자재는 생활문화 창출의 기초 수단입니다. 어떤 자재를 어떻게
    디자인하느냐에 따라 그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달라질수 있습니다"

    김 소장은 장판이나 벽지에도 품격이 있다고 말한다.

    인테리어 자재 디자인을 보면 사회나 집안의 수준을 알수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서피스 디자인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는 LG화학이 만들어내는 각종 건축자재의 디자인을 총책임지고 있다.

    장판에서부터 벽지, 창호, UBS(조립식 욕조), 문짝에 이르기까지 그의
    손을 거치는 디자인은 연간 1천가지가 넘는다.

    모두 플라스틱 표면에 디자인을 하는 것으로 플라스틱의 기계적이고 차가운
    느낌을 시각적 감성만족 분위기로 바꿔 준다.

    김 소장을 "플라스틱의 마술사"로 부르는 것은 이런 까닭이다.

    그는 "플라스틱 자재의 사용은 대리석이나 건축용 목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의 경우 외화를 아끼고 자연환경도 보호할수 있다는 잇점이
    있다"고 덧붙인다.

    김 소장의 예술적 재능은 홍대 미대 재학시절부터 빛을 발했다.

    세라믹을 이용한 모자이크로 65년 제14회 국전 특선상을 받았으며 66년
    제1회 상공미전(현 산업디자인전) 특선상을 수상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그에게 67년 엑스포 만국박람회, 68년 세계미술
    공예품전 출품작 제작을 맡겼다.

    순수회화를 공부하라는 한국 추상화 대가인 은사 박서보 교수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그는 좀더 현실과 닿고 싶어서 공예를 전공으로 택한다.

    대학졸업후 LG화학(당시 럭키) 부산공장 공업의장실에 들어간 것은 71년.

    그후 그는 예술적 재능을 산업과 접목시켜 연달아 히트작을 내놓았다.

    80년 선보인 "모노륨"은 아파트 보급과 맞아 떨어지면서 플라스틱 바닥재를
    국내에 정착시킨 제품이며 84년 한국고유의 디자인을 채택한 "민속장판"도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지난해 나온 나무보다 더 진짜같은 나무 느낌을 내는 "우드륨"도 날개돋친
    듯 팔렸다.

    벽지에서도 80년대초 나온 "발포벽지", 일본의 한 전시회에서 힌트를 얻어
    84년 내놓은 입체감을 내는 "로뎅벽지", 그리고 최근의 "모젤벽지"에 이르기
    까지 히트를 쳤다.

    김 소장이 요즘 신경을 쓰고 있는 분야는 해외시장을 겨냥한 디자인.

    중국이나 일본 유럽 사람들이 좋아하는 디자인 개발에 힘쓰고 있다.

    김 소장은 주로 자연과 순수미술, 역사유물, 영화로부터 디자인 영감을
    얻는다.

    시간날때마다 전시회와 박물관을 쫓아다니고 영화도 본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만든 영화 테미네이터는 4번이나 봤으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타이타닉도 2번을 봤다.

    카메론과 스필버그 감독은 그가 당대의 거장으로 제일 존경하는 사람이다.

    뛰어난 상상력이 존경 이유다.

    그는 50대로선 드문 영화광이기도 하다.

    "이탈리아나 일본 프랑스 등 선진국은 보통 디자인 강국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디자인을 마케팅의 보조수단 정도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릴때부터 재능이 있는 사람을 키워야 하고 대우도 잘 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한국도 부자나라가 될수 있습니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30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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