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 김영선(한나라당) 의원은 29일 금융감독위원회 국정감사에
서 예의 카랑카랑한 목소리와 예리한 논리로 금감위원장과 증인으로 나선
은행장들을 쩔쩔매게 만들었다.

변호사 출신으로 "참여연대" 등을 통해 소비자보호운동에 앞장섰던 김 의원
은 이번 국감을 통해 연일 매서운 질문을 퍼부어 수감기관장들로부터 "기피
대상 1호"로 부상하고 있다.

내주 말까지 4일간에 걸쳐 정무위 감사를 받아야 하는 금감위 직원들이 첫날
김 의원의 질의를 듣고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을 정도.

특히 "증인은 묻는 말에만 대답하세요, 그렇습니까 아닙니까"식의 법정
스타일 질문은 "트레이드 마크"로 굳어졌다는 평이다.

국무총리실 국정감사에선 조건호 총리비서실장이, 성업공사 감사에선 문헌상
성업공사사장이 김 의원에게 호되게(?)당했다.

이날 감사에서도 "금감위가 국민을 무서워할 줄 모른다"고 이헌재 금감위원
장을 몰아붙여 결국 "의원이 요구한 자료를 제출하겠다"는 금감위장의 답변을
받아내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은행들이 자기자본 비율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대출금을 회수
한 것이 최근 신용경색의 원인"이라며 "정부가 지난 9월말 21조원을 지원했음
에도 불구하고 신용경색은 나아질 조짐이 없다"며 이 문제를 끝까지 추궁하겠
다고 벼르고 있다.

< 이의철 기자 ec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