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의 일정을 둘러싼 해프닝이 벌어졌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회장 이관식)와 한국여자프로골프후원회(회장
김한길)가 29일 오후 5시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공동주최한 "박세리선수
미국LPGA투어 4승기념 환영의 밤" 행사에 주인공인 박세리가 나타나지 않아
행사가 엉망이 돼버린 것.

신낙균 문화관광부장관 김한길의원을 비롯한 국내 골프관계자 5백여명이
허탈한 모습으로 헛걸음을 쳤다.

이관식 회장은 이날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박세리의 불참소식이 전해오자
박세리가 팬사인회를 하고 있는 분당의 삼성플라자에 직접 가서 박세리에게
참석을 권유했다.

그러나 박세리측의 확고한 불참의사를 알고 곧바로 행사장으로 돌아와
그 사실을 참석자들에게 알렸다.

참석자들은 "사전에 일정이 잡혀있든 아니든 박세리 본인과 한국여자프로
골프 발전을 위해 마련한 행사에 불참한 것은 너무한 것이 아니냐"고
분노했다.

삼성물산 세리사업팀 안호문 팀장은 "이 행사는 박세리의 일정에 잡히지
않은 모임이었다.

박세리는 피로가 누적된데다 대회를 하루 앞두고 있다.

박세리가 귀국하기전부터 주최측에 참석하지 못한다고 통보했다"고
해명했다.

이날 해프닝은 박세리의 무리한 귀국과 그에따른 무리한 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수 있지만 삼성물산과 박세리측이 한국골프계와 국민의 정서를
무시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이번 사건은 박세리 본인이나 한국골프계에 씻을수 없는 오점으로
남을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 김경수 기자 ksm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