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도 임원이 필요한 사원을 직접 뽑고 실적이 부진한 사원을
해고시키는 시대가 왔다.

삼성물산은 내년부터 각 사업부가 인사.채용.예산을 독립적으로 운영토록
해 사실상의 독립회사 성격을 갖도록 하는 "사업유니트제"를 시행키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삼성물산은 이를 위해 이달중 상사 유통 의류 건설 등 4개 부문을 40여개
사업유니트 조직으로 재편키로 하는 한편 사업유니트장이 내년부터 직원
채용과 해고 인력배치 평가 보상 승격 등에 대한 모든 권한을 행사토록 했다.

사업유니트장은 또 영업과 재무관리에 대해서도 독립적인 권한을
행사하게 된다.

그러나 실적이 부진할 경우에는 해당 직원뿐 아니라 사업유니트 자체가
퇴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삼성물산은 밝혔다.

유니트장은 대부분 이사내지 상무급이며 전무와 부사장들은 회장 사장 등
최고경영자(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기존의 인사 재무 홍보조직은 사업유니트의 업무에 대한 기본적인 원칙만을
제공하고 사업을 지원할 뿐 경영에는 아무런 간섭을 하지 않게 된다.

이 제도는 대기업의 개별 사업부가 사업 실적에 대한 일체의 책임과
권한을 보유토록 해 기업경영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현재는 일부 다국적 기업에서 시행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 제도의 정착을 위해서는 사업유니트장의 능력개발이
중요하다고 보고 31일 상사부문 사업유니트장에 대한 전산교육에 돌입하는
것을 비롯, 내달에는 모든 유니트장에 대한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이와함께 현재 부.차장급에 대해 실시해온 연봉제를 내년부터
대리급까지 확대하고 연봉외에도 개인별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제를
시행할 방침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 제도는 삼성그룹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며 "삼성물산이 기업 경영개혁의 모델이 되도록 전력을 투구할
각오"라고 말했다.

그는 "사업유니트제는 미래의 능력있는 사장을 발굴하는데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