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신으로 도전한 세계무대, 두드리면 열린다.

서지현(24)이 미LPGA투어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96년 프로테스트에서 박세리에 이어 2위로 프로가 된 서지현의 꿈은
애초부터 미국이었다.

그녀는 국가대표시절 호주에서 만난 스승 김상균씨와 함께 "이왕에 프로로
뛸려면 미국무대만이 전부"라는 꿈을 키워왔다.

서지현은 97년 10월 난생 처음 미국으로 날아가 Q스쿨에 도전, 45위라는
성적으로 대기선수가 될수 있었다.

대기선수는 고달프다.

한 시합이 끝나면 LPGA사무국으로 전화를 걸어 다음시합의 참가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결원이 생기면 언제나 참가했다.

결원이 없으면 월요일의 예선에 출전했다.

다음대회 장소까지 지동차로 10시간 이내 거리이면 밤을 새워 자동차로
달렸다.

10시간이 넘으면 비행기를 탔다.

미국에 집이 없는 그녀로서는 8개월이 넘는 시즌내내 모텔이나 호텔생활을
계속해야했다.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날이 저물면 하룻 30-40달러짜리 모텔에 들어가 지친
몸을 달랬다.

그녀가 지난 3월 미국으로 갈때 가지고 간 돈은 단 1만달러.

이를 밑천으로 그녀는 금년시즌 15개대회에서 2만8천여달러의 상금을 벌어
자력으로 버티는데 성공했다.

서지현의 올시즌 미투어 상금랭킹은 1백38위.

최고성적은 프랜들리클래식(6월)의 15위.

페어웨이 적중률부문 5위가 돋보인다.

그린 적중률은 58위로 괜찮은 편이다.

샌드세이브도 50위이다.

나머지는 1백위권 밖이다.

첫해의 경험이자 소득이다.

내년 시즌엔 그녀가 원하는 대회에 거의 출전할수 있을 것으로 보다.

금년 상금랭킹 1백38위라는 위치는 풀시드권자를 제외하고 가장 우선적으로
출전권을 주기 때문이다.

그녀의 내년 목표는 상금랭킹 20위권 이내 진입하는 것이다.

내년엔 스승도 코치겸 캐디로 합류한다.

"귀국한지 2주일이 채 안됐지만 하루빨리 미국으로 돌아가 골프만 치고
싶어요.

남들은 고달플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즐긴다고 생각하면 얼마든지 견딜수
있읍니다"

도전은 언제나 아름답다.

서지현같은 선수가 많이 나올수록 한국골프가 발전하는 것이 아닐까.

< 김흥구 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31일자 ).